사회 사건·사고

"제2·제3의 구하라 나올 수 있다".. 구하라법 재추진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1 11:01

수정 2020.08.11 12:53


"제2·제3의 구하라 나올 수 있다".. 구하라법 재추진

“우리를 버리고 떠난 친모가 동생이 세상을 떠나자마자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타나 현행법대로 50:50 분할을 주장한다. 숱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변화가 없다면 저처럼 제2, 제3의 구하라 사건의 가족들은 앞으로 이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고(故) 구하라씨의 친오빠인 구호인씨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양육은 부모의 의무' 구하라법 통과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이 호소했다.

부모가 부양의무를 게을리 하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민법 개정안, 일명 구하라법은 지난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된 바 있다. 하지만 국회 행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자신의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하면서 입법을 다시 추진 중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소병철, 홍기원, 위성곤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 이은주 의원, 미래통합당 김예지, 최승재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다수 참석하는 등 구하라법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서 의원은 “부양의무를 하지 않은 부모가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산을 상속받는 건 사법제도의 크나큰 맹점”이라며 “구하라법이 조속히 통과돼 많은 억울한 피해자들을 구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함께 개정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구하라씨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현행 민법상 상속결격사유의 문제점과 구하라법 통과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했다.

노 변호사는 “현행 민법의 경우 부모가 자녀의 부양의무를 저혀 이행하지 않은 경우 이를 상속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천안함, 세월호 사건, 전북판 구하라 사건 등 자녀를 버리고 떠난 부모가 보험금 내지 유산 등을 노리고 등장한 사례가 있었고 그 때마다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으나 상속권 박탈 관련 입법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영교 의원 발의안은 민법 제1004조 상의 상속결격사유에 제6호로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으로서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사람’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해외에도 이 같은 입법 사례들이 있고 본 조항을 추가해도 우려할 만큼의 법적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소방관이었던 동생이 사망하자 이혼 후 32년 만에 나타나 유족급여와 퇴직금을 받아간 친모를 둔 강화현씨, 법무부 전태석 심의관, 대법원 이하정 사무관, 박지원 국회도서관 법률자료조사관의 토론이 이어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