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이낙연 "추가 재원 필요"
홍 부총리는 "예비비로도 충분"
문 대통령도 추경 직접 언급 안해
기록적인 폭우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가 모두 피해 복구 등을 위해 4차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예비비 집행으로 수해 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양측이 원만하게 간극을 좁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2일 열릴 예정인 고위당정협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예비비로도 충분"
문 대통령도 추경 직접 언급 안해
11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4차 추경 필요성' 목소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과 충북 음성군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 "재정은 모자라고 지출이 필요해지면 추경을 하는 것"이라며 "복구대책, 예방책을 만들려면 지금 예비비를 다 합쳐도 이것으로 다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4차 추경 편성론'에 힘을 실었다.
유력 당권후보로 꼽히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도 "(재난)지원금 지급은 옛날 것이 유지되고 있다. 침수 100만원, 이런 것은 고쳐야 한다"며 "만약 우리가 저런 기준을 상향하면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4차 추경 필요성을 밝혔다. 다만 당정 간 온도차를 감안한 듯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재원 마련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라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4차 추경 편성에 선을 긋고 있다. 예산당국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비비가 확보돼 있고 수해 복구를 위한 재정은 내년 예산에 포함해도 된다"며 4차 추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재정은 이미 예산에 반영된 예비비를 집행하거나 내년 예산안에 편성하는 방법으로 충당하겠다는 뜻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서도 "피해 복구 재정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재정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만 보고했다.
문 대통령도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면서도 4차 추경은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피해 복구에 차질이 없도록 재정지원 대책도 다각도로 검토해주기 바란다. 피해 복구의 핵심은 속도"라며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예비비와 재난재해 기금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충분한 재정지원을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무회의는 4차 추경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면서 "현재로서는 예비비를 비롯해 이미 편성되어 있는 기금 등을 적극 활용해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것이 우선 아니겠느냐"고 4차 추경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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