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죽게 한 사고를 2년 넘게 은폐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분당차병원 전 부원장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분당차병원 전 부원장 장모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최한돈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전날 재판부는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분당 차병원 의사 문모씨와 이모씨에게 나란히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다른 의사 장모씨에게는 징역 2년을, 분당차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성광의료재단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업무상 과실치사 죄책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피고인들이 그 후 보인 증거인멸 행위가 훨씬 무겁다"며 "의료인이 의술을 베푸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불행한 결과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생 때 1.13 킬로그램 정도의 극소 저체중아라도 이 사건 사고가 아기 사망의 위험을 중대시킨 건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미숙아로 정상 출산한 다른 아기에 비해 출생직후 활력징후가 안 좋은 사실만으로 사망원인이 전적으로 내재된 생래적 위험이 현실화한 걸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씨 등은 2016년 8월 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를 옮기는 과정에서 아이를 놓쳐 바닥에 떨어뜨린 뒤 영아가 사망하자 관련 증거를 없애고,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발급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신생아는 소아청소년과에서 치료했지만, 출생 6시간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 등은 제왕절개수술 중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출산 직후 소아청소년과에서 찍은 아이의 뇌초음파 사진에 두개골 골절 및 출혈 흔적이 있었는데도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의료진은 아이를 떨어뜨린 사고와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과실이 맞지만 당시 신생아는 고위험 초미숙아로 낙상사고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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