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기본소득' 좌클릭 통합당, 확 바꾼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4 06:00

수정 2020.08.14 06:00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미래통합당이 13일 당의 새로운 가치와 운영 방침을 담은 10대 정책을 공개하며 '환골탈태'의 첫 걸음을 뗐다. 진보진영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본소득 보장과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운 '좌클릭' 행보로 정책의제 선점에 나섰다. 국회의원 4선 연임금지, 피선거권 연령 하향, 노동자 존중 등 기존 보수정당의 색채를 지우는 대신 중도로 외연확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경제 혁신, "약자와 함께"

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이라는 주제의 10대 기본정책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 △미래변화를 선도하는 경제혁신 △약자와의 동행, 경제민주화 구현 △일하는 모두가 존중 받는 사회 △국민과 함께 만드는 정치 개혁 △모두를 위한 사법 개혁 △깨끗한 지구,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내 삶이 자유로운 나라 △남녀 모두가 행복한 양성평등 사회 △우리의 내일을 열어가는 외교안보 등 10가지 분야의 33개 정책이 담겼다.
김병민 특위 위원장은 "오직 통합당의 처절한 변화와 국민을 위해 정무적 판단 없이 정책을 마련했다"며 "진보·보수를 떠나 국민과 국가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서슴지 않고 정강정책에 넣고자 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항목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정치권에 화두를 던진 기본소득이 명시됐다. 특위는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진보 진영의 의제로 여겨진 기본소득을 통합당이 보수 정당의 핵심 가치로 선점, 공식화한 것이다.

새누리당(현 통합당) 비대위 시절 정강정책에 담겼다 자유한국당을 거치며 삭제됐던 경제민주화도 부활했다. 통합당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 질서를 수립해 경제민주화를 구현한다"는 내용을 담고, 불공정 행위 엄중 처벌, 탈세·탈루 근절 강화 등을 구체적 과제로 제시했다. 노동 분야에선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와 고용 안전망 확보, 산업재해 근절, 발전적 노사관계 수립 등으로 '사용자 중심'이라는 보수 정당 인식의 틀을 깼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주택 공급과 금융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정치 혁신, "기득권 내려 놓자"
정치개혁 분야에는 당내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가 포함됐다. 김병민 위원장은 "기득권 타파를 법제화 할 것"이라며 "당내 반대 의견도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변화와 발전의 포문을 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방의회에 청년을 의무 공천하고 주요선거의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내용과 기초의회와 광역의회를 통폐합 하는 조항도 명시됐다.

대통령과 권력기관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방안도 내놨다. 청와대 민정·인사수석실을 폐지하고, 대통령비서실에 집중된 권한을 정부부처로 환원한다는 내용이다.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대통령 임명권 폐지와 권력형 비리의 공소시효 폐지도 넣었다.
검찰·경찰·공수처 등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아닌 국민을 대표하는 독립 기구가 인사를 담당하도록 하고, 법관 출신 인사는 퇴직 후 일정기간 정치권 진출을 하지 못하게 했다. 외교·안보 부문에서는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실현, 한미동맹 강화 등을 명시했고, 이외에도 모든 아동의 돌봄과 교육받을 권리 보장, 동물학대 근절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등이 담겼다.


통합당은 의원총회과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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