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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출신 김원웅 '친일청산 경축사'에 野 "망나니"·"독재 부역자" 맹비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5 20:37

수정 2020.08.15 20:37

김원웅, "이승만 친일파와 결탁..친일파 국립묘지 파묘해야"
野, "치우친 역사관", "망나니 짓", "독재의 후예", "파직하라"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DDP에서 열린 제85주년 8.15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DDP에서 열린 제85주년 8.15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8·15 광복 75주년을 맞은 15일,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일청산 기념사'를 강하게 질타하며 김 회장의 파직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김 회장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을 직함없이 부르면서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 예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음악인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면서 이들의 '파묘'를 위한 국립묘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기념사 이후 야권은 발칵 뒤집혔다. 제주도에선 김 회장의 기념사가 원인이돼 8·15 광복 75주년 행사가 파행을 빚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광복절행사에서 미리 준비한 경축사를 생략하고 즉석 연설을 진행했다.

원 지사는 김 회장 기념사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와 제주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라고 날을 세웟다.

이어 "이런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광복회 제주지부장에게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제주도지사로서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광복절) 75주년을 맞은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 받아야 되는 그런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그런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광복절 경축식에 모든 계획과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며 날선 감정을 표출했다.

김 의원은 "깜냥도 안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렸다"며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친일파 후손부터 내쫓으라"며 여권을 정조준했다.

허은아 의원도 SNS에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며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기념사는 광복회장 입에서 나올 것이 아니라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장 김여정 입에서 나올법한 메시지"라며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니 '반일 장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친일 잣대만으로 이승만을 비난하고 안익태를 민족반역자로 저주한다면 독재 잣대만으로 김원웅은 부역자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보 진영이 저주해마지 않는 박정희의 공화당에 공채 합격해서 전두환의 민정당까지 당료로 근무한 김원웅, 한나라당 창당에 참여해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김원웅의 역사는 어떻게 지우시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김 회장이 국회의원과 광복회장을 역임하셨으니 돌아가신 후 현충원에 안장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친일 잣대만으로 파묘하자는 민주당식 과거 청산이라면 독재의 후예이자 부역자라고 훗날 진보 족속들이 회장님 묘소도 파헤치자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당대표 후보 박주민 의원은 광복회를 찾아 김 회장을 만났다.

박 후보는 "친일 청산은 여당 야당의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 보수·진보 이념의 문제도 아니라 국민의 명령이라는 회장님의 광복절 축사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박 후보에게 임시 의정원 태극기와 신재호 선생 관련 역사서를 선물하며 '박주민 동지! 곧고 힘차게 훨훨 날아라!'라는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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