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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친일 청산"에… 통합 대신 분열로 얼룩진 광복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6 18:08

수정 2020.08.16 21:32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친일파"
野 "75년전 갈등으로 회귀하나"
與 일부 의원은 김 회장 발언 지지
文대통령 일본과 대화 언급했지만
아베는 반성 없이 자위대 역할 강조
日관료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서울·도쿄=김학재 기자 조은효 특파원】올해 75주년 8·15 광복절 기념식은 친일 척결을 외친 김원웅 광복회장의 축사 파문으로 국내 정치 진영 대결의 불씨만 거세지는 양상이다.

정작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대일본 외교 메시지나 남북 해법 등의 메시지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수진영은 김원웅 회장을 넘어 정부여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결국 국내 진영 간 갈등이 서로 생채기를 내면서 광복절이 자중지란만 확대시킨 모양새다.

진영논리로 얼룩진 광복절


16일 정치권은 이틀째 김원웅 회장(사진)의 기념사 발언으로 여야 공방전이 이어지는 등 크게 들끓었다.


전날 김 회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우리 민족 미래의 발목을 잡는 것은 분단에 기생하는 친일"이라며 "이런 친일을 비호하며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승만'으로 부르며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주장, 보수진영과 각을 세운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 독립운동정신의 본산을 사유화하는 김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며 여당을 향해서도 "편 가르기에 동조하는 여당 인사들에게 묻는다. 75년 전의 극심한 갈등으로 회귀하고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장제원 의원은 김 회장을 겨냥해 "국민을 이간질하는 것이 바로 매국행위"라며 "김원웅씨는 참 나쁜 사람이다. 광복의 벅찬 감격마저도 편 나눠 찢어 발겼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여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내 인사들은 김 회장을 지지하면서 진영논리는 더욱 부각됐다.

당권에 도전한 박주민 의원은 김 회장을 만난 것을 알리며 "친일청산은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국민의 명령이란 김 회장님의 광복절 축사 말씀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지지한데 이어, 최고위원에 도전한 소병훈 의원은 "통합당은 '친일청산'이 그렇게도 불편한가"라며 역공을 펼쳤다.

정치행보를 자제하던 반기문 전 총장까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이념편향·진영중심'이란 비판을 쏟아내면서 또 다른 버전의 정쟁이 가열됐다. 반 전 총장이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한 예우까지 거론하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자, 문 대통령 복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발끈하는 등 광복절 연휴기간 내내 진영간 다툼만 불거지고 있다.

한일 이슈는 묻혔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거진 한일 양국간 갈등은 좀체 풀리지 않고 있어 여전한 이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협상 가능성 언급과 달리 아베 총리는 우클릭으로 집토끼 확보에 전념하고 있어 양국간 갈등이 조기에 해결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강제 징용문제 배상 등 이슈와 관련, "언제든 일본과 마주 앉겠다"며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아베 총리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처음으로 내걸며 향후 총선에 초첨을 맞췄다.

2013년 일본 국가안보전략에 처음 등장한 '적극적 평화주의'는 미일동맹 및 자위대 활동 강화, 자위대를 군대로 명기 하기 위한 개헌, 적기지 공격능력 추진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종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진 일본 쓰다주쿠 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기 총선, 국가안보전략 개정 등을 염두에 두고 아베 총리가 전략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 개선은 대화의 여지가 더 사라진 양상이다.
아베 총리는 8년 연속으로 전몰자 추도식에서 침략전쟁에 대한 가해 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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