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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엔지니어까지… 전문성 무기로 아시아 대표 PE 꿈꾼다 [IB하우스 탐방]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7 17:05

수정 2020.08.17 18:12

스틱인베스트먼트 PE1본부
"기업 질적성장 이끄는 투자 목표"
15년간 韓기업 해외진출 헬퍼로
1~4호 시리즈펀드 규모만 1조 넘어
"운용자산 5년 내 3조원으로 확대"
스틱인베스트먼트 PE1본부 구성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선한 소장, 윤기현 수석, 이경형 본부장, 권종익 수석, 이진형 수석, 김홍진 상무, 최안성 상무, 이한주 상무 스틱인베스트먼트 제공
스틱인베스트먼트 PE1본부 구성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선한 소장, 윤기현 수석, 이경형 본부장, 권종익 수석, 이진형 수석, 김홍진 상무, 최안성 상무, 이한주 상무 스틱인베스트먼트 제공
국내 토종 사모펀드 1세대로 꼽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PE1본부는 2006년부터 한국 기업 해외진출의 '헬퍼(Helper)'로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통한 고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 내부통제 등을 개선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PE1본부는 현재 4호 시리즈 펀드를 내놓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검증된 투자 팀이라는 평가다.


IT산업 연구원부터 의사까지


스틱 PE1본부에는 다양한 이력의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투자업과는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정책 연구원과 의사, 무선 소재 엔지니어 등도 포함돼 있다. 단순히 재무적 투자로 끝나기보다는 대상 기업의 질(質)적 성장을 끌어 내자는 것이 이경형 PE1본부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본부장은 IT산업 정책연구원 출신이다. 2006년 투자1본부 일반심사역으로 시작한 그는 골프존, 코나아이, 엠디에스테크놀로지, 오리온테크놀리지 등에 투자했다. 2018년부터는 4호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는 투자1본부의 산증인이다.

고주파 전기 수술기기 회사 '알에프메디컬(185억원 투자, 지분 49%)'은 전문심사역을 통해 투자를 결정한 사례다. 의사 출신 윤기현 수석심사역을 보강, 투자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을 현장에서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 회사 '메디안디노스틱(174억원 투자)', 인도 병원 체인 사히아드리 병원(1000만달러 투자) 등에도 전문성을 활용해 실사를 진행했다.

전자부품 회사 캠시스의 베트남 종속회사 '캠시스비나'는 IT 특화 직원이 투자를 주도했다. 2009년 스틱에 합류한 최안성 상무가 주인공이다. 최 상무는 인터넷 기반 콘텐츠 사업 경력을 바탕으로 ICT, 스마트폰 강화유리 회사 '제이앤티씨'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해외' 전문성을 살린 투자 사례도 있다. 인도 배달회사 던조(800만달러 투자)가 대상이다. 한화생명 해외투자팀은 물론 베트남에서 독립계 PE(사모펀드) 자문사 경험이 있는 김홍진 상무가 활약했다. 김 상무는 "매장까지 가는 시간 등 배달 시간 데이터를 10가지 이상으로 세분화하는 것을 보고 투자에 대한 확신을 했다"며 "플랫폼의 효율성을 추구해 캐시 버닝(현금 소진)이 낮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수혜를 보고 있다"고 봤다.

투자의 세부적인 부분을 뒷받침하는 것도 돋보였다. 유럽계 IB(투자은행) 출신 이한주 상무는 '알에프메디컬' 투자 계약을 면밀하게 진행했고 이진형 수석은 '캠시스비나' 투자의 재무분석 및 밸류에이션(가치) 확인 등에 관여했다.

해외 진출의 가교도 있다. 무선신호 소재 엔지니어 출신 배선한 베트남 겸 인도네시아 사무소장이 주인공이다. 권종익 수석은 유럽계 IB, 국내 독립계 PE, 홍콩 패밀리오피스를 거쳐 최근 PE1본부에 새롭게 합류했다.

토종 넘어 아시아 대표 PE로…1조 펀드 만든다


스틱 PE1본부는 토종 PEF를 넘어 아시아 대표 PEF로 도약을 꿈꾼다. 2006년 국내 최초 미드캡 그로쓰 캐피탈 PEF를 시작한 후 충분한 역량이 쌓였다고 봤다. 1~4호의 총 운용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5000억원 규모 5호 펀드 결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4호 펀드 출자자인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450억원 규모 출자확약(LOC)을 받았다. 지난 4호 150억원 대비 대폭 증액됐다. 기존 펀드의 10개 기관으로부터 증액 출자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신규 투자자(LP) 모집을 통해 펀드레이징(모집)을 성공리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조달된 자금은 해외진출을 통해 혁신성장을 추구하는 국내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이 본부장은 "투자를 통해 한국의 많은 기업들을 히든챔피언과 월드클래스 수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글로벌 기업과 접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PE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PE로 올라서겠다.
6호펀드는 1조원 이상이 목표"라며 "5년 내 PE1본부 운용자산(AUM)을 3조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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