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코로나에 발묶인 금융수장들, 국내외업무 온오프로 ‘강행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8 17:59

수정 2020.08.18 18:29

해외시차 맞춰 심야 온라인 회의
근무시간 국내업무 병행 ‘동분서주’
금융지주, IR 등 해외일정 올스톱
업무 대기 길어져 휴가일정 못잡아
코로나에 발묶인 금융수장들, 국내외업무 온오프로 ‘강행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해 국내에 발이 묶인 금융수장들이 오히려 국내외 업무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처리하느라 눈꼬뜰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금융 수장들은 해외 시차에 맞춰 24시간 온라인으로 주요 해외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국내 근무시간에 맞춰 국내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주요 해외 일정이 '올스톱'되면서 관련 논의가 길어지는 업무 대기 상황에 여름휴가 일정마저 잡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실시간 금융대응 '이중고'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에 금융 대응이 긴급해진 올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휴가철에도 분주하다. 여느때 같으면 금융 수장들은 업무특성상 해외 업무가 활발해 이를 중심으로 해외와 국내 업무가 자연스레 분산되지만 코로나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업무를 하면서도 해외 업무는 온라인 화상회의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코로나로 24시간 근무 체제가 벌어지는 상황마저 벌어지는 것.

실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 매달 2~3회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존에는 격월로 개최되던 회의가 코로나로 수시 개최되면서다. 개최지인 스위스 바젤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한국시간으로는 밤 시간에 회의가 진행돼 불가피한 야근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국제 회의도 화상으로 진행하면서 업무 부담은 늘었다.

이 총재는 올해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G20 2월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대면으로 참석한 것을 제외하면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4월 미국에서 열린 G20 4월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6월 스위스에서 열린 BIS 연차총회,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G20 7월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모두 원격회의로 참석했다. 국내 업무 역시 병행하면서 아직 1~2일 정도의 짧은 휴가만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예정된 금융안정이사회(FSB) 총회에 참석할 예정었지만 코로나19로 대면회의 대신 컨퍼런스콜로 대체했다. 앞서 손병두 부위원장도 지난 4월 FSB 총회에 컨퍼런스콜로 참가해 코로나19 관련 건전성 리스크 강화와 규제 완화 등을 협의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와 동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EMEAP GHOS Meeting) 등에 참석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서면방식으로 BCBS 바젤Ⅲ 규제체계 연기에 합의한 정도다.

해외 일정 올스톱...업무지연 부담


코로나19 장기화로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올 하반기 해외일정과 여름휴가 일정도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이다.

지난 달 휴가를 다녀온 윤종규 KB금융회장을 제외하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조용병 신한금융회장·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은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해외기업설명회(IR)도 사실정 전면 중단된 상태다. 통상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상하반기 한번씩 해외IR을 다녀왔지만 올 초부터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해외IR을 나가지 못했다.

대신 국내에서 전화회의(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한다고 지주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내에서는 지주 회장 대신 IR실무진들이 투자자들과 만나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사태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에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등 상황이 변했다"면서 "주로 해외 일정은 컨퍼런스콜이나 화상회의 등을 통해 소화한다"고 했다.

금융권 주요 국제 회의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경우도 많다. 해외업무가 많은 수출입은행은 통상 1년에 10여차례 있는 해외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올해 3월 콜롬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를 비롯해 5월 한국 송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도 2년 연기했다. 같은달 영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연차총회와 코트디브와르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도 모두 열리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11월 취임한 방문규 수은 행장은 주요 국제 회의 대신 국내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윤지영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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