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 부천시 소재 한 모텔에서 남자친구에게 약물을 과다 투약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30대 간호조무사가 살인 혐의에 대해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19일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모씨(33·여)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박씨는 살인, 형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날 박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저도 당시에 제가 죽을 줄 알았다. 하지만 동반자살을 못한 게 죄가 될 수는 없다"며 "하지도 않은 살인을 했다고 할수는 없다. 저는 죄가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씨 측 변호인도 "박씨는 수사단계부터 항소심 공판단계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로부터 동반자살을 권유받고 약물을 투약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당시 박씨와 피해자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살해를 할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이 사건 이전에는 프로포폴을 사용해본 적도 없을 뿐더러, 마약류에 관한 동종전과도 없다"며 "횡령 역시 박씨가 근무하던 병원장이 약물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고 난 후, 프로포폴 등의 약물을 박씨가 가져왔기 때문에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 달 11일 열릴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해 10월21일 오전 11시10분쯤 경기 부천의 한 모텔에서 남자친구인 A씨(30)에게 링거로 마취제 등을 과다 투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자신이 근무했던 병원이 폐업하자 마취제 프로포폴과 소염진통제 디클로페낙을 처방전 없이 A씨에게 투약하고, 해당 병원의 약품을 훔친 혐의도 있다.
조사결과, A씨는 프로포폴, 리도카인, 디클로페낙을 과다하게 투약받아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반면 박씨는 약물을 치료농도 이하로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A씨와 경제적인 이유로 함께 자살을 모의했고, 실행에 옮겼지만 링거 주삿바늘이 빠져 A씨는 죽고 자신은 살아났다고 주장했다. 박씨 측은 살인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그러나 검찰은 박씨가 남자친구를 계획적으로 살인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박씨는 자신의 의학지식을 이용해 피해자를 죽인 뒤 자신도 약물을 복용해 동반자살로 위장했다"며 "유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점 등을 볼 때 박씨를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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