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비대면·IT 선방…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속 코로나가 변수" [상장사 상반기 실적 '코로나 쇼크']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9 18:16

수정 2020.08.19 19:41

관련종목▶

美 추가 경기부양책 지연도 악재
유동성 의존 상승랠리는 긍정적
2분기 기업 비용 절감으로 선방
섬유의복·서비스업 수익 반토막
비대면·IT 선방…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속 코로나가 변수" [상장사 상반기 실적 '코로나 쇼크']
우려대로 상장기업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기업들의 외형은 물론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의 직접적 영향권에 놓인 섬유의복, 운수장비, 서비스업 등의 수익규모는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3·4분기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최근 급격한 코로나19 재확산은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수익성 급감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은 예상대로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시장 12월 결산법인 592개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4.14% 줄어든 25조5426억원으로 집계됐고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952개사의 순이익도 28.34% 줄어든 2조5782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47.08% 급감한 15조1026억원에 그쳤다.
특히 화학업종의 순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97.03%나 급감했고 섬유의복(-88.86%), 운수장비(-70.98%), 철강금속(-65.15%), 서비스업(-58.63%) 등의 이익감소폭이 컸다.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업종도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비대면 관련 IT소프트웨어·서비스업종은 매출액이 11.26%, 순이익은 9.09% 증가했다.

그래도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에 대비를 잘해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과 내수가 모두 타격을 입은 만큼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예고됐었다"며 "그나마 삼성전자의 선방과 기업들의 비용 통제 덕에 2·4분기 실적은 우려보다 나쁘지 않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전망치를 낸 181개 코스피 상장사의 3·4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26조4791억원으로 전년동기 21조51억원 대비 26.06%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36조3603억원으로 상승률이 15.43%로 추산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4분기부터는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증익될 것으로 시장 기대치가 형성돼 있다"면서 "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에도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주요국이 다시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팀장은 "하반기는 대외요인인 코로나19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과거와는 달리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를 대비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에서도 상반기보다는 경제활동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만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이 나쁘더라도 주가에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19가 변수


다만 코로나19가 국내외를 중심으로 여전히 확산 추세에 있어 시장의 예상보다 큰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정부는 지난 16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2단계로 상향했고, 3단계 격상도 검토 중이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도 수도권 집단감염 사례였지만 이번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세자릿수를 상회하고 있어 당시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 합의가 지연되면서 시장의 잠재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 부양책 발표가 9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보통 부양책 발표 후 현금 지급 등이 1~2주 시차를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8월 소비절벽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달 초에 발표될 미국의 주요 8월 경제지표들은 다시 악화되거나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다.


김학균 센터장은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잘 통제되지 않아 매크로(거시경제) 측면을 고려해 실적 눈높이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가 실적보다 유동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상반기 실적이 주가에 반영돼 있어 주가에 영향은 크지 않다"며 "나중에 실적장세가 되면 실적이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어 하반기도 예년보다는 실적이 좋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김미정 김민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