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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교동시장 노포 무침회 전문 '삼미횟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0 11:15

수정 2020.08.20 11:15

한치 등 8가지 해산물에다 야채, 새콤달콤 양념장
대구 교동시장 노포이자 무침회 전문 '삼미횟집'의 메인 메뉴. 사진=삼미횟집 제공
대구 교동시장 노포이자 무침회 전문 '삼미횟집'의 메인 메뉴. 사진=삼미횟집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대구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교동시장. 한국고속철도(KTX)가 다니기 전까지 경부선의 관문 역할을 했던 대구역 맞은편에 위치한 교동시장은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특히 김원일의 소설 '마당 깊은 집'에는 주인공 길남이의 눈으로 본 피난시절의 교동시장이 잘 그려져 있다.

교동시장의 다양한 골목 중 횟집 골목에는 무침회 식당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미횟집'은 지난 1994년 개업해 26년간 꾸준히 사랑받는 노포 중 한곳이다.


친절한 노부부가 운영, 음식의 손맛은 물론이거니와 푸근한 인심으로 정이 묻어난다. 활어회와 매운탕도 기본에 충실하지만, '삼미횟집'의 압권은 무침회다.

한치, 가오리, 물가자미, 붕장어, 논고동 등 8가지 푸짐한 해산물과 신선한 야채에 새콤달콤 양념장을 버무려 내오는 무침회는 단연코 식욕을 자극한다. 특제 초고추장은 주인 아주머니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손수 만든 고추장에 생강, 마늘을 비롯해 갖은 양념이 배합된다. 양념의 청량감을 높이기 위해 콜라와 사이다를 가미하는 것이 바로 '삼미횟집'의 비법이다.

여기에 대접을 달라고 해 밥을 쓱쓱 비비면 비로소 무침회 비빔밥이 탄생한다. 상추와 깻잎을 이용해 마늘, 고추 쌈으로 맛볼 수도 있는데, 맛나게 먹다보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여기에 대구의 명물인 납작만두와도 곁들일 수 있다. 단돈 3000원을 주인 아주머니께 내밀면 바로 옆 납작만두 가게에서 사다주신다. 교동시장만이 갖고 있는 공존공영의 영업방식이다.

쫀득쫀득한 납작만두에 무침회를 싸먹으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기본으로 나오는 콩나물국은 속이 시원하다는 말로 형용이 되지 않는다.

무침회와 함께 곁들이는 삶은 소라는 이 곳에서 반드시 먹어야 할 메뉴다.
싱싱한 재료로 금방 삶아내 구수한 풍미가 일품이다. 신선하다보니 내장까지도 함께 내어놓는다.


주인 아주머니 허인숙씨는 "오래 전 학창시절, 직장생활을 하면서 오셨던 분들이 이제는 자녀, 손주를 데리고 와 맛있게 먹을 때가 가장 흐뭇하다"고 수줍게 얘기한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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