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하남시 향토유적보호위원회는 18일 시청 상황실에서 회의를 열고 ‘연성군 김정경 묘역 및 석물’을 향토유적으로 지정하고 ‘유진오 박사 생가 터’ 향토유적 지정해제는 부결했다.
향토유적보호위원회는 위원장인 김상호 하남시장 등 당연직 3인과 관련 분야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민간위원 11인으로 구성돼 있고, 관내 향토유적 지정-해제는 물론 문화유산 관련 현안사항을 논의하며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연성군 김정경 묘역 및 석물’ 향토유적 지정 △‘유진오 박사 생가 터’ 향토유적 지정해제를 심의하고, 교산지구 문화유산 보존-활용을 위한 ‘교산지구 문화재협의회’ 구성을 논의했다.
연성군 김정경 묘역 및 석물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3번째 신청을 거듭한 끝에 이번에 향토유적으로 지정됐다. 다만 현대에 세워진 재실(감북사)과 석물 등은 향토유적에서 제외됐다.
김정경은 조선왕조 창업 및 왕자의 난 진압 공적으로 공신에 책록된 유력 무신으로 그의 묘역에는 철종14년에 세워진 신도비를 비롯해 15~19세기에 걸쳐 묘역의 석물이 조성돼 있다.
2006년 하남시 향토유적 제10호로 지정된 ‘유진오 박사 생가 터’는 지정 시기부터 박사의 친일행적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이번 위원회에서 향토유적 지정해제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위원회 회의에선 친일행적과 관련해 논쟁의 중심에 놓인 인물은 단순히 공과(功過) 비중으로 관련 향토유적 존폐를 결정하기보다, 근현대사의 복잡한 다면성을 보일 수 있는 장소로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향토유적 안내판에 유진오 박사의 공과(功過)를 함께 나열하는 등 미래 세대의 역사적 교육과 반성의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기대하며 향토유적 지정해제를 부결했다.
안건 의결 후 이영수 문화체육과장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교산지구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교산지구 문화재협의회’ 구성 진행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협의회 구성은 시민사회의 적극 요청에 따라 하남시가 추진 중인 사항으로 문화재청, 하남시청, 사업시행자(LH 경기주택도시공사 하남도시공사), 시민사회와 유관기관(문화원 박물관) 등 민-관-공이 고루 참여하는 협의회로 구성할 계획이다. 빠르면 오는 9월 중 첫 번째 회의를 열고 운영규정 등을 정해 본격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김상호 시장은 “급격한 개발과 성장에 진통을 겪는 하남문화유산의 올바른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하남시와 향토유적보호위원회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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