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전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 브리핑에서 "(국정원에서) 위임통치라는 말이 나왔고 김여정이 국정전반에 있어 위임통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후계자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후계자 통치는 아니다. 그리고 후계자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위임통치 내용은 김정은이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권력 구도 변화에 대한 우리 정보당국의 공개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정상국가가 아닌 북한이 현 김정은 정권 유지라는 평시 상황에서 국정원 주장대로 이같은 권력 분산이 전개되고 있다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도자 1인에 권력이 집중되는 북한 정권 특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점에서다.
국정원이 이날 밝힌 북한 권력 구도 변화는 후계통치가 아닌 일부 권한 이양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선 국정원은 이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내부 변화가 정권 내부 권력투쟁의 결과나 김정은의 신변 이상, 정권 붕괴에 준하는 또다른 원인 때문인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올해 초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이어 크고 작은 이상 징후만 이어지고 있는 점에서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유동성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야당 간사의 '위임통치'란 표현에 대해 여당 측은 이날 긴급 진화에 나섰다.
여당 간사 김병기 의원은 "위임통치라는 말을 쓴 것은 총괄한다는 의미"라며 "총괄을 해도 중요한 업무는 김정은이 직접 챙긴다는 이 정도로 보면 된다. 법적인 위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1인 체제로 운영되는 북한 권력에 중대 변화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위임통치라는 단어를 놓고 여당은 중대 변화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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