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19 집단감염에도 카페는 마스크 '안 써'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1 10:55

수정 2020.08.21 10:55

음료마시고 디저트 먹는 공간
마스크 안 쓴 이용자가 대다수
직원은 쓰지만 손님에는 강제 않아
"해외처럼 홀영업 중단해야" 비판도
[파이낸셜뉴스] 스타벅스와 할리스커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며 카페가 코로나19 안전지대가 아니란 사실이 확인됐다. 불특정 다수 이용자가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데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해 확진자가 속출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 공간인 카페에서 확진자가 속출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낸다. 일부 국가와 같이 홀영업을 중단하고 테이크아웃 위주로 영업하도록 강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서울 한 카페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호 기자
21일 서울 한 카페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호 기자

■마스크 '안 쓰는' 손님 대다수
21일 찾은 서울 카페 10여 곳 중 다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는 시민이 쓴 시민들보다 많이 보였다.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은 음료를 마시거나 앞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눴고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스크를 쓴 이들 중에서도 턱까지 마스크를 내린 ‘턱스크’ 사례가 적잖이 발견됐다.

카페 직원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어느 곳도 마스크를 쓰라고 손님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한 점주는 “아무래도 음료와 디저트를 팔다보니 마스크를 벗고 먹을 수밖에 없다”며 “음료를 다 드신 분들한테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면 ‘왜 저기는 벗고 있냐’는 말이 바로 나오게 되는데 방법이 없다”고 고충을 전했다.

환기가 제대로 되는 곳도 많지 않았다. 이날 방문한 모든 카페가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으나 환기를 시키는 곳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열 수 있는 창이 마땅치 않아 보여주기 식으로 문만 잠시 열어두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카페는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시설 12종에서 빠져 있다. 19일 자정부터 영업이 중단된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집단운동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 △PC방과 달리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문제는 카페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스타벅스와 할리스 등 유력 브랜드 업소에서 대규모 감염자가 나와 카페 역시 홀영업을 중단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뜨겁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선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가 속출하자 카페 영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업주 피해를 고려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도록 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에선 카페에 대한 홀영업 정지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회용 컵을 쓰도록 하는 게 조치의 전부다.

19일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찾은 것으로 알려진 할리스커피 신촌점이 운영을 중단하고 방역을 완료했다는 안내문을 부착한 모습. 사진=김성호 기자
19일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찾은 것으로 알려진 할리스커피 신촌점이 운영을 중단하고 방역을 완료했다는 안내문을 부착한 모습. 사진=김성호 기자

■카페, 코로나19 확산 '뇌관'으로 떠올라
스타벅스 등이 테이블 간 거리를 띄워 감염을 예방한다고 홍보하기도 했으나 최근 빚어진 집단감염 사태는 이 같은 조치가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확인된 것만 27명의 확진자(직접 방문자 기준)를 발생시킨 스타벅스 야당역점은 30대 여성 A씨가 전파원으로 지목된다. 8일 야당역점을 방문한 A씨가 천장형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에서 3시간여 동안 머무는 동안 A씨의 비말이 같은 층 곳곳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A씨와 멀리 앉아있던 시민과 A씨와 같은 층 화장실을 잠시 들린 초등학생, 10여분만 이 공간에 있었던 고객도 양성판정을 받아 사실상 같은 층 전체에 바이러스가 넓게 퍼져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가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카페를 방문했다는 점은 카페가 감염에 취약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A씨는 9일에야 고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났고 11일 검사를 받은 뒤 12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현재, 자신이 감염된 줄 모르는 이들이 카페에 방문해 다른 이를 감염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앞서 2일엔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도 확진자 4명이 나왔다.
18일엔 할리스커피 신촌점에 확진자가 다녀가기도 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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