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보건소에서 전화오면 민노총 집회 응원 갔었다고 하세요~♡"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피하는 '팁'으로 떠돌아다니는 글이다.
8월15일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집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광화문 집회를 주도했던 보수단체의 일부 구성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회피하려 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이 방해를 받는 상황이다.
이날 한 SNS에 보수성향의 이용자가 "파주시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냐고. 나는 민노총 집회에 응원갔었다고 했다. 의무사항이냐고 물었고 아니라는 답을 들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다만<뉴스1>이 실제 질병관리본부 1339에 연락한 결과, 상담원은 "민주노총 집회를 포함해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면 검사 대상"이라며 "관할구 보건소에 문의하면 검사비를 지원받아 검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코로나19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성향의 다른 네티즌들은 8월15일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행정명령이 "방역의 일환이 아니라 반동분자 색출"이라는 SNS 글을 퍼뜨리기도 했다.
'8·15 집회 양심판결 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해 사법정의 세워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청원인은 "코로나가 심각하다는 증거는 부족하고 오히려 공작정치의 가능성만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검사나 치료, 입원 등을 거부하거나 방해 행위를 한다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청도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생산·유포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인원 중 조사 대상은 6949명이지만 연락이 닿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한 사례는 129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추가조사를 마무리한 후 경찰청 협조를 받아 강제조사 등의 대처를 할 방침이다.
한편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만 코로나19 검사를 강제하고 민주노총 참가자는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차관)"두 집회가 같은 날 시행됐음에도 위험도를 달리 평가해 다른 방식을 대처하고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광화문 집회는 실제로 확진자가 참여한 데다 집단감염지인 사랑제일교회와의 연관성이 확인됐다는 근거를 달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8월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 머물렀던 5만여 명의 연락처를 확보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이날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는 5000여명이 참석했다. 같은 날 보신각 앞에서도 2000여 명이 참석한 민주노총 집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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