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법원이 감염병 예방조치와 관련된 집행정치 사건을 심리할 때 질병관리기구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이른바 '박형순 금지법'을 두고 24일 충돌했다. 진 전 교수가 "머리 빈 '대깨문'들한테나 통할 꼼수"라고 비판하자 이 의원이 "진씨는 온라인상의 김문수"라고 맞받아치면서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3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8·15 광복절 집회가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도 대량 확산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7월말에 상황을 오판해 정부에서 교회 소모임 금지를 해제하는 등 성급한 완화조치를 취한 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광훈이야 잘못한 게 있으니 그런다 치더라도, 애먼 판사한테 좌표를 찍는 건 또 뭐하는 짓이냐”며 “그게 민주당 차원의 바이러스 감염방지 대책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에서 판결을 내리면, 행정부는 그 판결에 따라서 대책을 취할 의무가 있다. 법치 국가인 한 그걸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거다. 이번 판결도 마찬가지"라면서 "법원에서 그런 판결이 내려졌으면, 그건 디폴트값으로 여기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의원한테 굳이 이런 것까지 일일이 지적해줘야 하나. 의원들이 너무 무식하다"며 "민주당에서 공천 주기 전에 제발 후보자들 대상으로 시험 좀 봐라. 수준들하고는. 도대체 말이 통해야지. 단체로 실성을 했다. 도대체 이 정권은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책임을 못 지겠다면, 권한도 내려놔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이 의원도 진 전 교수를 "진씨"라고 지칭하며 반박에 나섰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1일 당국의 집회 금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심리할 때 질병관리기구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내용의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시와 경찰이 불허한 광화문집회를 허가해준 서울행정법원 박형순 부장판사 이름을 딴 법이다.
이 의원은 "진씨 말대로라면 정부에서 교회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것은 성급한 조치였고, 판사가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것은 옳다는 것인지. 그런 진씨의 판단을 옳다고 생각한 국민들이 있을까"라면서 "당연한 비판을 좌표찍기라고 주장하는 진씨에게 과연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박형순판사의 그른 판단이 낳은 지금 상황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는 "당장 아이들의 짧은 등교마저 고려해야 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다.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뛰어놀지도 못한 채 집에 머무르는 아이들의 고통이 보이지 않는가.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소상공인의 고통이 보이지 않는가"라며 "이원욱 금지법을 만들라. 미통당(미래통합당) 의원 시켜서 만들어라. 국민안전을 위해 법 만들어 얻는, 명예로운 이름으로 알겠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어쩌면 지금 진씨 당신은 온라인상의 김문수인지 모른다. 가장 열심히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온라인 전사였지만 이제는 온라인의 김문수가 되어버린 것인지도"라면서 "만약 당신이 비판하려는 대상이 진보진영의 몇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비판하라. 애꿎은 진보진영 싸잡지 말고. 우리 국민안전 담보로 사법권 수호하는 것처럼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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