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업무시스템 사실상 없어
"국회가 기업보다 준비 미흡"
"국회가 기업보다 준비 미흡"
보좌진의 재택근무가 어려운 이유는 '비대면 업무 시스템' 미비와 의원 재량에 좌우되는 근무 환경 등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진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회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입법 등 업무를 할 수 있는 대안이 없어 국회가 마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이 국회 사무처에 문의한 결과 원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자입법시스템은 '국회 메일'과 '의정자료전자유통시스템'뿐이다. 의안전자발의시스템과 국회종합입법시스템, 예산 산정을 위한 '비용추계시스템' 등은 사용할 수 없다. 허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국회가 기업보다 준비가 미흡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이라며 "자체적으로 근무방식 조정 등 방안을 논의 중이긴 하지만 국회 차원에서 명확한 대응책을 주지 않아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자입법시스템뿐 아니라 당장 상임위 회의나 본회의·의총 진행시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비서관은 "16개 상임위 회의장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 입찰공고가 나갔고 (시스템 구축은) 10월까지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더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를 취할 경우 대면 회의가 전면금지 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오는 9월 정기국회에는 대응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한 야당 초선 의원 보좌관은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지역구에 가있는 보좌진 외에는 모두 핵심인력인데 당장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전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의 비서도 "국감 준비, 상임위 활동 등 긴급히 해야 할 일이 쌓여있어 국회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코로나는 무섭지만 재택근무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근무 방식이 전적으로 의원 재량에 달려있다는 점도 재택근무의 난관으로 꼽힌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의 비서는 “의원님 보필 업무가 중심이다 보니 즉각 업무에 응해야하고, 눈앞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재택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