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신축주택 판매가 급증했다. 2006년 이후 15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6월치도 상향 조정됐다.
미 주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탄탄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인구조사국은 이날 미국의 7월 신축 주택 판매가 전년동월비 36.3%, 전월비 13.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서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신축주택 90만1000채가 팔려 2006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또 6월치 역시 상향 조정됐다.
코로나19 봉쇄로 인해 주택시장이 3, 4월 사실상 문을 닫은 이후 5, 6, 7 석달 연속 급격한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탄탄한 수요로 인해 신축주택 재고도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6월 4.7개월분 이었던 신축주택 재고는 지난달 넉달치로 줄었다.
마이어스 리서치의 알리 울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축주택 시장이 상승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췄다면서 "현재 재판매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데다가 시장 상승 흐름을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기존 주택여건에 대한 불만 고조, 낮은 대출금리, 수개월치로 불어난 저축, 핵심 인구계층의 수요 증가가 겹쳐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로금리 정책 속에 사상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30년 고정 대출금리는 지난달 사상최저 수준을 2번이나 갈아치웠다.
또 미 주택 시장은 밀레니얼 세대의 내집 마련 욕구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보다 더 수가 많은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로 30대를 훌쩍 넘겼지만 그동안 분가하지 못하고 부모의 둥지에서 지내온 이들이 많다. 이들이 저금리와 코로나19 기간 소비하지 못하고 모아둔 돈으로 생애 첫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교외의 넓고 쾌적한 전원주택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주택시장을 달구는 요인이다.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자리를 잡으면서 좁은 도심 주택을 팔고 교외로 이주하려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리앨터 닷컴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조지 라치우는 "더 넓은 집, 초록색 뒷마당, 차고, 서재가 주택 구매자들이 집을 고를 때 들여다보는 최우선 항목들"이라며 "예산에 맞는 교외 지역의 신축 주택들은 기존 재고가 말라버린 상황에서 만족할만한 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집 값 상승이다.
공급이 저조한 상태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자 건축업자들은 쉽사리 집 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7월 신축주택 판매가 중앙값은 33만600달러로 지난해 7월에 비해 7.2% 상승했다.
집 값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가능성도 품고 있다.
목조 주택의 핵심인 목재 가격이 4월 중순 이후 100% 넘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제재소들이 코로나19 봉쇄 기간 문을 닫아 생산이 밀린데다가 지금 같은 급속한 수요 회복을 예상치 못해 생산도 그만큼 확대하지 못했다.
게다가 캐나다산 목재에 고율의 관세가 매겨지는 바람에 목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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