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지난해 출생아 수가 최저 수준인 30만명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추락했다. 해당 수치는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치다.
올 들어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뛰어 넘는 인구 자연감소가 8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인구 절벽 문제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30만27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4100명(-7.4%)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5.9명으로 전년 대비 0.5명 감소했다.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3세로 전년 대비 0.2세 상승했다. 첫째 아이 출산연령은 32.2세, 둘째 아이는 33.8세, 셋째 아이는 35.2세를 기록했다. 고령(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3.4%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올랐으며 10년 전 대비 2.2배나 올랐다.
지역 마다 합계출산율이 상이했다. 세종시는 1.47을 기록해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으며 서울시는 0.72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무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세종시가 합계출산율이 높은 배경으로 민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터가 출산율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인구 실정은 더욱 암담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8개월째 연속 자연 감소 중이다. 인구 자연감소 최장기록을 매월 새로 쓰고 있다.
특히 7월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는 통계 집계 이래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소를 기록하는 등 '인구절벽'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219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5% 줄었다. 6월 기준으로 1981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소치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55개월 연속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출생은 계절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상 같은 달끼리 비교한다.
6월 사망자 수는 2만3651명으로 1년 전보다 4.2% 줄었다.
이에 따라 5월 인구 자연증가(출생아 수-사망자 수)는 -1458명이었다. 작년 11월부터 8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올해 연간으로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가 거의 확실시된다. 6월에 신고된 혼인 건수는 1만7286건으로 1년 전보다 756건(-0.2%) 줄었다.
인구 자연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나라의 성장동력이 약화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출생아가 줄어들게 되면 경제활동인구가 대폭 줄고 노년층이 늘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60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 대비 48.1%, 학령인구(6∼21세)와 현역입영대상자는 각각 42.8%, 38.7%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생산가능인구 1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 수는 0.22명에서 0.98명으로 약 4.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차별적 노동시장, 일·가정 양립 곤란, 청년층의 인식 변화 등 사회경제적, 문화적 요인들이 인구학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며 "청년여성들이 과거와 달리 ‘노동 중심’ 생애를 중요하게 고려해 생애를 기획하는 만큼 일과 삶에 큰 기회비용인 결혼과 출산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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