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는 지난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의 대형 LED스크린에 공공 미디어 작품인 '웨이브(WAVE)'를 선보이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착시 현상을 이용해 입체감을 구현하는 표현기법인 '아나몰픽 일루션'을 활용해 니은(ㄴ)자로 꺾인 평면의 스크린을 마치 유리 수조처럼 보이게 하고 그 안에서 거센 파도가 요동치는 영상을 구현했다. 세간에서는 이를 '자가 격리된 파도'라고 부르기도 하며 코로나19로 이전보다 갑갑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는 평을 얻었다.
이전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오며 디자인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으로 존재해 왔지만 올초 '웨이브' 프로젝트의 메가톤급 인기로 디스트릭트는 순수미술의 영역까지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인기를 얻은 '웨이브' 프로젝트는 서울 마곡 넥센타이어 R&D센터 1층 로비의 대형 LED벽에 구현한 '인피니티 월(The Infinity Wall)'이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회사의 가치 중 하나인 '열정'을 파도가 벽을 두드리는 콘셉트로 구현했는데 이 작업이 '웨이브'로 연결됐다"며 "그저 회사 홍보 목적으로 만든 웨이브 작업이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이킬지 당시엔 몰랐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는 '웨이브'를 본 국제갤러리가 먼저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디스트릭트는 이 참에 내부 인력 중 20%가 작품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에이스트릭트를 구성하게 됐다. 유닛의 멤버는 가변적으로 프로젝트마다 직원 중 원하는 사람들이 예술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대표는 이를 회사의 미래 자산으로 판단하고 있다.
디스트릭트는 또 50억원을 투자해 다음달 25일 제주 애월에 국내 최대 규모의 몰입형 아트 상설 전시관 '아르테(ARTE) 뮤지엄' 개관을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뮤지엄을 세우기로 기획해 지난해 9월 애월 지역에 있던 스피커 제조 폐공장을 발견해 이를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뮤지엄 설립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됐다"며 "아르테 뮤지엄은 1400평 규모의 축구장만한 사이즈에 '빛과 소리로 만든 10가지 이야기'를 주제로 '플라워', '비치', '워터폴', '스타', '스페이스', '문', '나이트사파리', '웨이브', '가든', '정글' 등을 콘셉트로 한 10개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선보여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테 뮤지엄의 사운드 엔지니어링은 국내 최초로 미국 그래미 어워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사운드미러 코리아의 황병준 대표가 맡았으며, 공간 내 향기 콘셉트는 프랑스 조향업체인 '센트 바이'와 협업해 운영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