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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걸어요, 야생화 향기 그윽한 길 [Weekend 레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8 04:00

수정 2020.08.28 04:00

두문동재∼금대봉∼검룡소
태백 야생화 트레킹

기암절벽·장송 어우러진 자연생태 경관 일품
정겨운 들꽃·천연기념물·열목어 등 볼거리 넘쳐
맑은 날 동해까지 한눈에… 탐방예약제로 운영
세계 최초 안전체험 테마파크 '365세이프타운'
지진·산불·테러 등 4D시뮬레이션으로 생생체험
강원도 태백산 금대봉~검룡소 구간은 곳곳에 야생화 군락지가 있어 다양한 들꽃과 만날 수 있다. 여행객들이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태백산 트레킹 코스를 걷고 있다/사진=조용철 기자
강원도 태백산 금대봉~검룡소 구간은 곳곳에 야생화 군락지가 있어 다양한 들꽃과 만날 수 있다. 여행객들이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태백산 트레킹 코스를 걷고 있다/사진=조용철 기자
【태백(강원)=조용철 기자】 강원도 태백은 태백산맥 정점에서 영서 쪽으로 치우친 고지대 협곡의 고랭지대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엔 추운 산악형 기후를 갖고 있다. 1년 중 겨울이 가장 길고 봄, 여름, 가을은 비교적 짧다. 그래서인지 태백에는 한여름에도 모기가 없다고 한다.

태백산은 수천년간 제천의식을 지내던 천제단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등 풍부한 문화자원과 야생화 군락지인 금대봉~대덕산 구간, 만항재, 장군봉 주변의 주목 군락지, 세계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계곡 등 다양하고 뛰어난 생태 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태백산 정산부에는 고산식물이 많이 자생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일품이다. 맑은 날 멀리 동해를 볼 수 있는 것도 태백산이 가지고 있는 자랑거리다.

어수리/사진=조용철 기자
어수리/사진=조용철 기자
잔대/사진=조용철 기자
잔대/사진=조용철 기자
각시취/사진=조용철 기자
각시취/사진=조용철 기자

태백에 도착해 곧바로 금대봉~검룡소 야생화 트레킹을 시작했다.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분주령(1080m), 금대봉(1418m), 대덕산(1307m)을 거쳐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로 이어지는 능선은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다. 이른바 태백 12경 가운데 금대화해(金臺花海)는 금대봉을 말한다.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이곳에선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종류의 들꽃을 볼 수 있다. 특히 대덕산은 정상을 뒤덮는 범꼬리로 인해 여름 야생화 군락의 제왕으로 꼽힌다.

야생화 트레킹은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금대봉, 분주령, 대덕산을 거쳐 검룡소로 내려오는 코스(4시간30분)와 그 반대로 검룡소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 두문동재로 나오는 코스, 검룡소에서 수아밭령, 금대봉, 분주령, 대덕산을 거쳐 검룡소로 다시 내려오는 원점회귀코스(6시간)가 있다. 여름에는 검룡소에서 출발해 대덕산에 올랐다가 분주령를 거쳐 다시 검룡소로 내려오는 짧은 코스(3시간)도 좋다.

검룡소는 태백 12경 가운데 하나로 신비한 검룡이 내뿜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 때문에 깊이 약 1m~1.5m, 넓이 약 1~2m에 이르는 암반이 구불구불 파여 물이 흐르는데 흡사 용이 트림을 하는 것 같다. 검룡소의 물은 사계절 9도 정도로 일정하고 주변이 암반으로 되어 있어 곳곳에 이끼가 붙어 자라고 있다.

김상구 태백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여름 꽃으로는 범꼬리를 비롯해 동자꽃, 요강나물, 할미밀망, 산꿩의다리, 좀꿩의다리, 개병풍, 노루오줌, 눈개승마, 딱지꽃, 물양지꽃, 터리풀, 짚신나물, 조록싸리, 벌노랑이, 짚신나물, 쥐털이슬, 돌바늘꽃, 개구릿대, 큰까치수염, 두메갈퀴, 석잠풀, 마타리, 초롱꽃, 여우오줌, 두산솜방망이, 솔나리, 하늘나리, 타래난초 등등 정겹고 미려한 수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만 있다면 누구라도 이 멋진 화원을 담아 보석처럼 아름답고 누이처럼 수수한 야생화들의 주인이 된다. 수많은 야생화와 함께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참매를 비롯해 대륙목도리담비, 오소리, 고라니, 청솔모, 방패벌레, 그림날개나방, 꽃등에, 맵시벌 등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산다. 트레킹 코스는 탐방예약제로 운영되며, 매월 1일과 15일 오전 10시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야생화 군락지를 감상한 뒤 구문소로 향했다. 낙동강 상류 황지천의 강물이 이곳에 이르러 큰 산을 뚫고 지나가며 깊은 소를 이뤘는데 이를 구문소라고 한다. 높이 20~30m 정도 되는 커다란 기암절벽과 주위의 낙락장송이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어 예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태백의 자연을 둘러본 뒤 세계 최초의 안전체험 테마파크인 '365세이프타운'을 찾았다. 365세이프타운은 안전을 주제로 교육과 놀이시설을 융합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시설이다. 각종 재난 및 재해를 재미있게 즐기면서 배우고 몸이 기억하게 하는 안전체험을 지향한다. 재난이나 안전이라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더 실감나게, 더 재미있게, 더 유익하게 풀어가는 매직공간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365세이프타운은 지진, 산불, 풍수해, 설해, 대테러, 생활안전체험 등을 시뮬레이터를 통해 4D로 체험할 수 있는 종합안전체험관을 비롯해 완강기탈출, 소화기안전 등을 직접 배우고 익혀보는 소방안전체험관, 트리트랙, 짚라인, 번지점프 같은 청소년들의 모험심과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챌린지월드,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365세이프타운 만의 자랑인 교통안전체험관, 5G 재난안전체험관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엘리베이터 갇힘, 자동차 트렁크 갇힘 등 생활 속 안전체험을 해볼 수 있는 생활안전체험관부터 위급한 순간 우리 가족과 아이를 살리는 비상구급법, 심폐소생술을 배워보는 스마트 CPR 체험, 정전과 화재 연기로 가득찬 암흑 같은 실내에서 탈출하는 농연대피체험 등 각종 안전체험을 직접 해볼 수 있다. 365세이프타운이 들어선 해발 800m의 문필봉은 과거 태백시 동점동 및 철암지역 학생들이 장성지역에 있는 태백중, 태백기계공고, 장성여중·고 등에 통학하기 위해 매일 10㎞ 이상을 걸어서 통학하던 고개다. 문필봉(文筆峰)이라는 이름은 아이들이 힘들게 배우러 다니는 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365세이프타운 자유이용권은(2만2000원)은 매표 후 태백사랑 상품권(2만원)으로 환원된다.
이 상품권은 태백시 관내 가맹업소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365세이프타운 입장료는 사실상 2000원인 셈이다.
어른·청소년·어린이 구분없이 동일한 금액이며, 챌린지월드, 9D VR 등은 별도 발권이 필요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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