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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합계출산율 0.92명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7 18:05

수정 2020.08.27 18:05

베이비부머는 6·25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이 시행됐던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약 710만명으로 총 인구의 14~15%다. 1960~1970년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는 한 반에 60~70명이 다닥다닥 붙어앉는 '콩나물 교실'이었다. 급기야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표어까지 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92명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출생아 수다. 올 2·4분기로 좁히면 0.84명으로 더 떨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여성 1명이 평생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는 초저출산국이 된 것이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출산율이 크게 떨어진 반면 고령산모 비중은 늘고 평균 출산연령대도 높아졌다. 역대 합계출산율은 1960~1970년대 4~6명대에서 1984년(1.74명) 처음 1명대로 감소한 뒤 2018년 0명대(0.98명)까지 줄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저출산대책에 쏟아부은 돈은 자그마치 약 210조원이다. 2011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21%씩 늘었다. 반면 합계출산율은 2011년 1.24명에서 2019년 0.92명으로 오히려 0.32명 급감했다. 성적으로 치면 F학점이다. 일반 투자회사의 경우 아예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지경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오는 2060년 생산가능인구·학령인구·현역입영대상자 등 국력을 나타내는 인구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니 당연한 결과다.


마침 정부가 조만간 저출산 종합대책을 또 내놓는다고 한다. 이번이야말로 땜질식 복지 측면에서 접근하지 말고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노동시장 유연성, 보육·육아부담 완화, 교육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촘촘히 설계하길 바란다.
'인구는 국력이다'라는 표어가 요즈음처럼 절실하게 와닿은 적이 없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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