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 5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9.34포인트(0.41%) 오른 2354.06을 기록 중이다. 전날 22.22포인트(-0.94%) 하락한 2347.10에 마감하면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주춤했지만 하루만에 다시 상승 출발했다. 4거래일 동안 외국인 매수세로 인해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전날 신규 확진자 441명을 기록하면서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지수가 빠졌다. 하지만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는 4438억원, 코스닥에서는 2781억 등 총 7500억원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떠받쳤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이 과도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바이오주, 언택트 주 등 성장주에 과도하게 개인이 몰리면서 거품이 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월가에서도 이러한 분석이 나온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금리 상승에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폭락이 가깝다는 신호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주가를 주도하는 대형 기술주의 시가총액 점유율이 4분의 1에 달할 정도로 편중 돼 있다.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이들이 무너질 경우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시 닷컴 버블 때와는 달리 지금은 5G 시대를 앞두고 관련 기술이 새롭게 개발되는 단계고 5G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그 뒤에 새롭게 이어질 산업이 많아 당시와 단순 비교는 힘들다고 말한다.
박성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과거 닷컴 버블 때는 기업들의 외형 성장에 대한 환상이 컸지만 지금 FF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은 재무건전성이나 현금흐름이 좋다”면서 “주가는 급등했지만 벨류에이션의 부담은 닷컴 버블 때의 반의 반도 안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의 경우 연간 연구개발(R&D), 설비투자, M&A(인수합병) 자금이 매출액에 30%에 달하는 만큼 향후 성장성에 대한 전망도 밝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3월 주식이 폭락했지만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재확산에는 그때만큼의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전히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우나 3월말과 같은 파동은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이는 3월에는 계절적 약세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헷지 증권사의 마진 콜에 따른 단기 유동성 조달 이슈까지 겹치면서 단기금융시장이 경색된 바 있다. 증권사들이 달러로 증거금을 더 내야할 처지에 놓였지만 달러 유동성이 악화되며 자금 압박을 받아 보유 자산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 역시 RP매도자(자금 차입자)의 현금성 자산 보유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정책을 내놨고, 주요 증권사들이 글로벌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3월과 같은 현상은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경제가 빠르게 회복했지만 금융시스템이 무너져 이익을 복원하는데 5년이 걸렸다”면서 “지금은 금융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고 코로나 이전 수준을 복원하는데 걸리는 '2년'이라는 시간을 주가에 선반영한 상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의 확장과 정부의 재난지원금 확대 등 경기 회복을 위한 자금 지원으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부동산으로 몰렸던 자금이 정부 규제로 주식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장이 조정 받는 가운데서도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언텍트 관련 주가 상승 중”이라면서 “정부가 재난지원금 등 경기 회복을 위한 자금을 풀면 그 돈이 결국 가계를 거쳐 기업으로 들어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실적이 회복되면서 주가도 재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충격 이후 급등한 주가에 대해 벨류에이션이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예전에는 반응하지 않았던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지금부터는 이익이 올라오는 속도만큼 주가도 같이 가는 균형감이 중요하다”면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이 부담스러운 만큼 주식이 빠지는 것에 대해 어떠한 이유인지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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