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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자책점이 바뀐 이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9 10:55

수정 2020.08.29 10:55

[파이낸셜뉴스]

볼티모어와의 홈경기서 호투하고 있는 류현진. /사진=뉴시스
볼티모어와의 홈경기서 호투하고 있는 류현진. /사진=뉴시스


승리 투수 요건은 날아가고, 평균자책점은 올라갔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호투를 하고도 구원투수 난조로 승을 날렸다. 평균자책점은 한 때 3.19에서 2.68로 낮아 졌으나 공식기록원의 정정으로 3.16으로 정정됐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서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3-2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를 물려주었으나 구원 투수 로마노가 동점 홈런을 허용 승을 따내지 못했다.


첫 실점이자 평균자책점을 도로 올려놓은 6회 초 상황을 되짚어 본다. 류현진은 5회까지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병살타와 삼진으로 모면했다. 그러나 문제의 6회 선두 타자 알베르토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면서 비극은 시작됐다.

2번 타자 산탄델로를 3구만에 좌익수 플라이 처리. 이때까진 좋았다. 이 다음부터 토론토의 수비진의 눈에 보이는, 또 보이지 않는 실책이 잇달아 나왔다.

3번 이글레시아스의 좌전안타로 1사 2,3루를 만들어주었다. 이글레시아스는 2,3루 중간에 서 있던 투수 류현진에게 송구를 했고, 그 사이 주자들은 한 베이스씩 더 진루. 4번 타자 누네즈 볼넷으로 1사 만루.

류현진은 5번 타자 세베리노를 75마일(120.7㎞)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제 문제의 마운트캐슬 타석. 체인지업을 던져 3루 땅볼. 2사 만루이니 어느 베이스로 던져도 되던 상황이었다.

3루수 트레비스 쇼는 1루를 선택했다. 2루에 던져도 1루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상황 판단 미스는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쇼가 던진 공은 원 바운드되면서 1루수 게레로가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당초 이 수비 장면은 3루수 실책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잠시 후 공식기록원은 내야안타로 이를 정정했다.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메이저리그 공식 기록원의 판단 방식. 메이저리그는 한국 야구나 일본 야구와 달리 사무국에 소속된 공식 기록원이 없다.

홈경기를 취재하는 기자나 관계자에게 기록을 맡긴다. 기록원은 위와 같이 애매한 상황이 일어나면 슬로비디오를 확인하거나 경기를 함께 지켜본 기자들에게 의견을 물어 본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

그런 탓에 경기 후에도 팀들의 의견을 받아 들여 안타와 실책 기록을 정정하는 경우가 가끔 일어난다. 그러나 한 번 정정한 기록을 다시 뒤집기란 기대하기 힘들다. 단 내야안타로 인정되더라도 3루 주자의 득점은 자책점으로 처리되지만, 2루 주자의 득점은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으로 정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즉 원 히트, 원 에러로 처리돼 1자책점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이 경우 류현진의 자책점은 1로 바뀌어 평균자책점 역시 2.92로 바뀌게 된다.
물론 토론토가 경기 후 이의를 제기했을 경우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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