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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한 승리' 이낙연, 7개월간 대권 시험대 올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9 18:15

수정 2020.08.29 18:15

총리시절 입증한 재해 경쟁력
코로나 대응을 첫 과제 제시로 정면돌파
공수처 등 여야 대치 현안 산적
대표 활동으로 잠룡 입지 굳힐지 관심
내년 4월 보궐선거 전 사퇴는 부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영상으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영상으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체제가 29일 출범하면서, 여권 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는 7개월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코로나19 대응과 2차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등 각종 현안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부동산 대책을 놓고 여야간 협치 과제 등, 이 대표 앞으로 쌓인 현안들이 수두룩하다.

이러한 현안에 대해 단 7개월 내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는 확실한 범여권 잠룡으로 매김하기 위해 속도감 있는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중, 엄중 등의 이미지로 굳어졌던 이 대표가 보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재해 경쟁력, 코로나서도 입증할까

총 득표율 60.77%로 선출된 이 대표는 이날 당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가장 시급한 일은 코로나19와 그것으로 파생된 경제적 사회적 고난, 즉 국난의 극복"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결의를 윈스턴 처칠의 2차 대전 당시 발언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 마디로 대답하겠습니다. 그것은 승리'로 인용한 이 대표는 코로나 대응에 가장 큰 무게를 뒀다.

총리 시절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각종 자연재해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 대표는 코로나19 대응에서도 과거의 '위기극복 리더십'을 적극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5대 명령'의 첫 과제로 코로나 전쟁 승리를 외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당장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면서도 선별 지급을 주장한 이 대표는 "기존의 방식을 넘는 추석 민생대책을 시행하도록 하겠다"며 "재난지원금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다른 입장 선회 가능성도 시사했다.

여야 대치 국면 속에 이 대표는 협치를 강조하면서,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1야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과 결별하려 하고 있다. 환영할 일"이라며 "민주당도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포함한 검찰개혁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과 충돌은 불가피해, 이를 얼마나 완충시킬지가 관건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당시 후보가 지난 12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수해 피해지역을 방문해 당직자들과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당시 후보가 지난 12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수해 피해지역을 방문해 당직자들과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설화 조심, 보궐선거 직전 사퇴 부담

그러나 이 대표가 과거 보다 활동 폭을 넓히면서 예상치 못한 설화(舌禍)도 주의할 대목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초 한 세미나에서 "남자들은 엄마가 되는 경험을 못하기에 나이 먹어도 철이 안 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여성의 임신 출산 육아를 당연하게 여기고 육아는 여성의 몫이란 고정관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당대표가 오는 2022년 대선 출마를 하려면 당헌 당규에 따라 내년 3월에 사퇴해야 하는 이 대표는 사퇴 직전에는 내년 4월 열리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앞두고 있어 이 대표의 행보가 당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다.

이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대표직 사퇴 후 선대위원장을 맡아 보궐선거에서 뛰면 된다"고 말했으나, 대표직을 짧게 맡는 것에 대한 부담은 상존한다.

이 대표 활동 기간 잦은 언론 노출로 지지율 추이는 큰 변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

코로나 국면 속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차기대권 선호도에서 이 대표를 역전하기는 했으나, 향후 이 대표의 활동에 따라 지지율 추이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전임 민주당 대표였던 이해찬 전 대표는 전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현재 거명되는 분들이 여러분 있는데 늘 항상 그렇게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후보가 새로 나오기도 하고 지금 잘 나가시는 분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늘 다가오는 파도타기란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며 "여러차례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기에 여야 모두 지금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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