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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0m 파도 덮쳤던 차바 악몽 떠올라" 해운대 마린시티 초긴장

뉴스1

입력 2020.09.02 13:15

수정 2020.09.02 16:52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2020.09.02/뉴스1 © 이유진 기자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2020.09.02/뉴스1 © 이유진 기자


18호 태풍 '차바'가 북상한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한 상가의 유리가 파손되어 있다. 2016.10.5/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18호 태풍 '차바'가 북상한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한 상가의 유리가 파손되어 있다. 2016.10.5/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이유진 기자 = "또 물난리가 날까봐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향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해안가 수위가 가장 높아지는 대조기 시기와 겹치면서 마린시티 일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해운대 바다를 끼고 있는 마린시티 일대는 강한 태풍이 올 때마다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침수피해가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2일 오전 마린시티 한 음식점 사장 A씨는 2016년 태풍 당시 입었던 피해를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당시 차바로 인해 높이 10m 이상의 파도가 마린시티 일대를 집어삼키면서 도로에 부러진 가로수와 물건들이 나뒹굴고, 아파트 저지대와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물바다로 변했다.


A씨는 "태풍 차바 당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도로까지 침범하면서 바다 근처에 있는 가게들은 유리창이 다 부서지고 난리가 났다"며 "그때 입은 손해가 너무 크다. 이번에도 매미 때와 비슷한 태풍이 온다고 하니까 겁부터 난다"고 걱정했다.

또다른 음식점 사장 B씨는 "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지하창고에 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판을 세울 예정"이라며 "사실 이런 것도 다 임시방편이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며 씁쓸하게 말했다.

마린시티 한 아파트 앞에서 만난 60대 주민 C씨는 태풍 차바로 인한 침수를 떠올리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C씨는 "2016년 태풍 차바로 인해 해안도로 주변 상가와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 침수됐었다"며 "물난리를 한번 겪고 나서는 태풍이 온다는 소식만 들리면 일단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편의점과 꽃가게 등 다른 가게들도 중요한 물건을 치우거나 유리창 파손에 대비해 테이프를 바르는 등 최소한의 조치라도 취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운대구는 마린시티 일대 침수지역에 수중펌프와 모래주머니를 사전 배치하는 등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우수저류조와 수문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현장점검 등을 통해 확인을 마쳤다.

마린시티뿐만 아니라 101층 높이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인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곳은 바람 세기가 2배 이상 강해지는 '빌딩풍' 효과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강풍에 의한 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엘시티 측은 수목 보수작업을 하는 등 태풍 대책마련에 나섰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3일 오전 2시께 강도 '강'으로 부산 북서쪽 20㎞ 부근에 최근접할 것으로 예보됐다.

최대순간풍속은 30~50m/s 수준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초속 40m 이상의 바람은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를 뒤집을 수 있다.


남해동부전해상과 동해남부전해상에 8~12m의 매우 높은 파도가 일겠다.

3일 오전까지 예상강수량은 100~300㎜로 예보됐다.
곳에 따라 최대 40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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