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워라밸(일과 업무의 균형)을 잘 지킬 수 있는 업무 환경은 유럽계 기업에서 많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독일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연간 근무시간이 가장 짧고 휴가가 가장 긴 나라로 알려져 있으며, 이미 50년 전인 1967년부터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저녁 있는 삶, 워라밸이 있는 삶을 지켜온 것으로 유명하다.
■전천후 복지제도 ‘지멘스 헬시니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독일의 헬스케어 전문기업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역사만큼이나 탄탄한 복지제도를 가지고 있다. 워라밸이 좋다는 독일 내에서도 2020년 일하기 좋은 직장(Great Place To Work) 2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New way of Working”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8년 7월부터 임직원들이 더욱 경쟁력을 갖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 선택제도, 재택 근무제도,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육아 문제 등 직원들이 본인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재택 근무 또는 1주 15~20시간 근무 등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불필요한 회식 문화를 지양하고 임직원의 개인 시간을 보장하고자 저녁 회식 모임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불가피한 저녁 회식의 경우에도 9시 이전에 모두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연차 휴가는 입사 첫해부터 연 18일이 제공되며 근속년수에 따라 매년 1일씩 증가한다. 무엇보다 본인의 연차 휴가를 상사의 눈치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을 회사의 중요한 문화로 여기고 있다. 임직원은 언제든지 회사와 계약된 국내 최고의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으며, 매년 여름에는 국내 최고급 호텔과 별도의 계약을 맺어 최소한의 비용으로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인드 워라밸’ 챙기는 SAP
지난 1972년 설립된 독일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는 직원들의 웰빙을 강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기업답게 ‘SAP Global Mindfulness Practice’ 라는 마음챙김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번아웃 증상을 막으며,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과 강의를 제공해 직장과 개인 생활에서 정신적인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지내는 법에 대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며 직원들의 ‘마인드 워라밸’을 챙기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모바일 데스크’라는 독특한 문화로 임직원들의 개인 사무실과 지정 책상을 없애고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 체계를 구현해 모두가 다양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 간 더욱 투명하고 활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네일케어에서 안마전문가까지
장수기업이 많은 독일 내에서 비교적 신생기업이자, 국내에서는 요기요 배달서비스로 익숙한 딜리버리 히어로도 다양한 직원 복지 정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직원들의 여유로운 아침을 위해 10시 출근, 7시 근무 일정을 지원하고, 매주 금요일에는 5시에 퇴근하는 조기 퇴근 근무를 시행하며 직원들이 조금 더 일찍 주말을 시작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셰프들이 만들어주는 ‘셰플리’ 서비스를 활용해, 야근하는 직원들에게 건강하고 든든한 저녁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사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네일케어 및 안마 전문가가 사내에 상주해 소소한 즐거움과 휴식을 누릴 수 있게 하며 MZ세대 취준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복지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의 우수한 워라밸 문화에 대해 한국 지멘스 헬시니어스 HR 문동균 상무는 “모든 독일계 기업이 최고의 워라밸을 추구하는 복지 정책을 갖추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독일 본사의 영향을 받아 직원들 개인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환경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 COVID 19로 인해서 근무 형태와 우리 삶의 모습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에 맞게 직원들이 새로운 삶과의 밸런스도 유연하게 유지하며 업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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