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와 잇몸 경계에 V자 홈…
이 시림 유발하는 ‘치경부 마모증’
차가운 물·음료수 마실 때
치아 시리거나 통증 느껴
잘못된 칫솔질 등
생활습관이 원인
차가운 물이나 음료수를 마실 때 갑자기 치아가 시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별 일 아니라고 넘겼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결국 치과를 찾게 된다. 보통 시린 이의 경우 치아 윗부분에 V자 모양으로 홈이 생긴 경우가 많다.
이 시림 유발하는 ‘치경부 마모증’
차가운 물·음료수 마실 때
치아 시리거나 통증 느껴
잘못된 칫솔질 등
생활습관이 원인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송윤정 교수는 3일 "치아에 홈이 생기면 시린 증상이 나타나는데 심하게 마모되지 않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체크만 해도 된다"며 "이가 시리거나 통증이 없더라도 육안으로 홈이 관찰된다면 치과에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V자 모양 홈 생기는 '치경부 마모증'
잇몸 위로 노출된 치아는 법랑질이라는 단단한 조직이 감싸고 있다. 잇몸 아래쪽과 치아 내부는 상아질이라는 미세한 관(상아세관)들의 집합체로 구성돼 있다. 이 관은 액체로 차 있어 외부의 온도나 압력 등의 자극을 상아질 내부에 분포하고 있는 신경으로 빠르게 전달한다.
잇몸 아래 부분의 상아질이 노출되면 외부 자극에 민감해지면서 다양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대부분 이가 시린 증상으로 나타난다.
치아가 시린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치경부 마모증'이다. 치경부 마모증은 치아 목 부분(치경부)에 해당하는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 부분에 V자 모양으로 홈이 생기는 것이다.
치아의 가장 바깥부분인 법랑질이 마모되는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다가 홈이 깊어지면서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되며 치아가 냉온자극에 민감해진다.
■잘못된 칫솔질 등 생활습관이 원인
V자 홈이 파이는 것은 잘못된 칫솔질과 딱딱한 음식 섭취 등 평소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한다.
매일 하는 칫솔질을 수평방향(좌우)으로만 움직이는 잘못된 방법으로 하면 치아 마모가 심해진다. 칫솔모가 뻣뻣한 칫솔을 사용한 경우 치아 마모가 더 심해진다.
일반적으로 강한 힘으로 치아를 박박 문질러서 닦으면 약한 힘으로 닦을 때보다 치아가 더 깨끗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강한 힘으로 장시간 양치를 하게 되면 치아의 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이 상하게 되고 법랑질이 닳아 없어져 상아질이 노출된다.
좌우로 하는 양치질은 치아의 마모를 부추겨 치아 안쪽에 '치수'라는 치아신경과 혈관을 노출시킨다. 따라서 양치는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힘을 주고 위아래 방향으로 닦는 것이 좋다.
또 오징어 등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자주 씹거나 이갈이, 이를 꽉 무는 습관 등 치아에 과도한 힘을 가하는 습관이 있다면 치아 마모가 심해진다. 이 경우 힘이 치아 목 부분으로 전달되면서 치아가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가게 된다.
단단한 치아라도 장기간 반복해서 산도가 높은 음료에 노출되면 부식된다. 탄산음료는 대부분 pH5이하로 산도가 높아 치아는 물론 레진과 같은 치아수복물도 용해시켜 치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탄산음료를 마신 경우에는 바로 양치질을 하지 말고 물로 가볍게 헹궈준 후 시간이 지나 산성 성분이 줄어들면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 또 빨대를 이용해 음료를 마시면 치아에 음료가 직접 닿지 않아 치아를 산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마모 정도에 따라 치료 달라
상아질은 치아 표면인 법랑질과 달리 경도가 낮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면 빠른 속도로 마모된다.
마모된 부위에는 음식물이 닿게 되면 치아우식증(충치)이 발생할 수 있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아가 부러질 수도 있다.
송 교수는 "특히 치아의 목 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신경이 가까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마모를 방치하는 경우 신경이 외부로 노출되어 근관치료(신경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치경부 마모증의 치료는 치아의 마모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V자 홈이 작고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체크하면 된다.
하지만 홈이 뚜렷하게 발생한 경우에는 치아 색과 비슷한 복합레진이나 글라스 아이오노머 등의 충전재를 이용해 패인 홈을 메꿔 치아가 더이상 마모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미 마모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치수가 노출된 경우에는 근관치료(신경치료)를 시행하고 크라운을 제작해 씌워야 한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조낙연 교수는 "마모의 원인을 파악해 이후 다시 마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다시 재료의 마모나 탈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치경부 마모증 예방법
양치할 때는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위아래 방향으로 닦아야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 사용하기
오징어 등 질기고 단단한 음식 섭취 줄여야
탄산음료를 마신 후에는 가볍게 물로 헹궈내고, 시간이 지난 후 양치하는 게 좋아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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