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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태풍 피해 현장 찾아 건재 과시, ‘정면돌파’ 준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6 14:54

수정 2020.09.06 14:54

'애민' 지도자상 구축하며 건재 과시한 김정은
함남 도위원장 현장 교체..통치자의 권위 세워
수도 평양의 당원 1만2000명 급파해 피해복구
건재함 과시하며 내부결속 다지려는 의도 풀이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함경남도 피해지역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2020.09.06. /사진=뉴시스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함경남도 피해지역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2020.09.06.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태풍 피해를 입은 황해남도 지역을 현지 지도하며 피해 복구를 명령하며 ‘애민’ 지도자상을 구축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위임통치설, 건강이상설 등 신변이상 의혹을 불식시키고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보의 연속으로 풀이된다.

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인 5일 제9호 태풍 ‘마이삭’에 피해가 발생한 함경남도에서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확대회의를 열어 피해 수습 대책을 논의하고 신속한 복구를 지시했다. 또 피해의 책임을 단호하게 물어 함경남도 당위원장을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교체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미리 파견한 당 부위원장들이 조사한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
함경남도를 강타한 이번 태풍으로 해안일대 주택 1000여 세대가 파괴됐고 공공건물과 농경지에도 상당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나라가 어렵고 힘든 때 마땅히 당원들, 특히 수도의 당원들이 앞장서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심단결을 강화하는 기여할 것”이라면서 평양 당원 1만 2000명을 투입해 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전까지 복구를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국가 수송부문에 '총동원령'을 내리고 주요 복구건설용 자재수요를 고려한 보장대책들을 세웠으며 인민군에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피해복구 전투에로 부르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태풍 피해 현장에 직접 나서 확대회의를 열고 민생을 살피고, 현장에서 고위급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북한 내 김 위원장의 권력과 그만큼 공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북한 권력 내부에 흔들림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차원이다.

제9호 태풍 '마이삭' 북상 소식을 전하고 있는 북한 리포터(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사진=뉴스1
제9호 태풍 '마이삭' 북상 소식을 전하고 있는 북한 리포터(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사진=뉴스1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은 일사불란하게 현장을 지휘했고, 사전에 준비된 매뉴얼을 토대로 실태를 파악하고 조치를 취했으며, 현장에서 도당위원장을 해임하고 가장 신임하는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임명한 것은 압도적 지휘와 영(令)이 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0일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김정은이 여동생 김여정과 일부 측근들에게 권력의 일부를 이양했다’는 위임통치설이 제기된 이후 김 위원장이 건강에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인 바 있다. 사실상 최고지도자가 신의 대리인의 위치에서 스는 신정국가 북한에서 권력 이양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 이후 김 위원장은 수해에 집중적으로 대응하면서 내년 1월 열린 제8차 당대회에 정면돌파 방식으로 준비를 이어나가자며 내부 결속 강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한편 최고지도자가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피해 등 피해에 따른 복구 사업 전면에 나서는 것은 대내외적 악재 속에 경제적 성과를 내세우기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수해 복구를 전화위복용, 내부결속용으로 쓰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라는 기본 값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거기에 집중호우와 잇달아 찾아드는 태풍이 경제성과를 내는데 실패한 김 위원장에게 도리어 ‘정면돌파전’으로 나가기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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