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금은 '중소벤처기업 지원'이라는 문제에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과거 지원은 정부나 산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단편적인 자금집행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민간 금융기관이나 개별 지자체도 재원과 인력을 투입해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도 자금지원 이외에 창업, 투자, 연구개발(R&D) 등의 기능을 특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41년간 이어져 왔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역할과 기능도 달라져야 할 시점을 맞이했다.
'K방역'이 감염병 방역의 세계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면, 이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대한 새로운 기준과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이 새로운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로 고통받는 기업에 새로운 활력과 기회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혁신형 기업을 발굴해 '이어달리기' 형태의 패키지 지원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시장의 발굴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국내·글로벌 플랫폼 연계사업'을 추진한다. 글로벌 70억 소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수출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일본의 큐텐재팬을 시작으로 미국의 이베이, 동남아의 라자다 등에 연간 1000개사의 상품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또 비대면 수출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대일 화상 상담회부터 수출계약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인들에게 어느 정도 숨통을 터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혁신기업도 발굴해 지원할 것이다. 개별적이고 분절적인 지원방식이 아니라 '이어달리기 연계지원'이라는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기업진단, 정책자금, 투자유치 연계, 수출마케팅' 등을 패키지로 묶어 지원한다. 이러면 입체적이고 체계적인 지원도 가능하다.
동시에 중소벤처기업의 체질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분야의 인재는 바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야와 관련된 인재다. 오는 2025년까지 이 분야의 전문인력을 1만명까지 교육·양성할 계획이다. 물론 신산업 분야의 콘텐츠를 확대하는 일도 동시에 진행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IT & Future Strategy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각 분야별로 세계 1위국과 비교해 절대적 수치로는 분명 격차가 존재한다. 이 분야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야만 AI 기반의 4차 산업혁명에서 선도적인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명심보감 교우편에 '급난지붕'이 언급된다. 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는 의미다. 힘든 시기에 진정한 친구를 알아볼 수 있는데 그것은 진정성과 애정 그리고 책임감의 문제다. 중진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중소벤처기업의 힘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든든한 친구'이자 현장 중심의 혁신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해 본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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