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단계 연장 학원·독서실 휴업
부실 화상강의 집중하기 힘들어
"독서실보다 술집이 위험한데…"
입시 실정 맞는 방역대책 요구
부실 화상강의 집중하기 힘들어
"독서실보다 술집이 위험한데…"
입시 실정 맞는 방역대책 요구
특히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오는 13일 자정까지 일주일 연장되면서 고3과 재수생·n수생의 '답답한 수험생활'이 길어지게 됐다.
2.5단계 연장…수험생 '전전긍긍'
지난 4일 정부가 수도권 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2.5단계) 조치를 연장하겠다고 발표하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학원과 독서실에 또 못가게 됐다"는 성토가 나왔다.
일주일에 4일은 학원에 나갔다는 고3 김모군은 "대치동에 있는 학원을 다니다가 2주 전부터 학원에 못 가고 있다"며 "학원에서 화상강의를 해주지만 제한적인 환경에, 집에서 듣다 보니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형 학원뿐 아니라 중소규모 학원과 독서실 등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나타난 '불편한 변화'다. 김군은 "주변 친구들도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하기 힘들다고 난리"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수험생의 학습 공간·방법에 제약이 잇따르고 있다. 수능이 석달 앞으로 다가온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외부 변수가 계속해서 생기는 게 상당한 부담이다. 수험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 같은 부담 호소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한 수험생은 "술집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이 훨씬 위험하다"며 "술집과 음식점은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면서 왜 독서실은 문을 닫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1인실 전용 독서실을 비롯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학습공간마저 제한됐다는 것이다.
재수종합반 학원을 다니거나 스터디카페·독서실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재수생 등 n수생의 경우 학습공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n수생에게 학교와도 같은 학원이 2단계 조치 이후 쭉 휴원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재수종합반 전문학원에 다니는 3수생 신모양은 "고3이 제일 혼란스럽다고 하지만 등교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n수생은 갈 곳이 없다"며 "2.5단계 조치처럼 외부 요인으로 공부 계획에 차질이 생기니까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학원들에서는 온라인 화상수업을 제공하고 구글 클래스룸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학습관리를 하고 있지만 "오프라인만 못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학원 또한 부랴부랴 줌(zoom)을 통한 온라인 수업과 수험생 관리에 나섰지만 미비한 부분이 많다. 신모양은 "학원도 갑작스럽게 준비를 해서 그런지 통신이나 화면이 너무 안 좋아서 차라리 인터넷강의를 듣는 것이 나을 정도"라며 "학원에서 언택트 관리를 해주지만 온라인으로 출석하고 공부를 인증하는 게 오히려 더 흐름이 깨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2.5단계 조치 시행으로 학원과 스터디카페, 독서실 출입이 아예 금지되면서 학습자료를 수령하지 못하거나 보관해둔 짐을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입시 현장 고려한 방역대책 필요"
2021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코로나19 변수는 '불편한 변화'다. 수능일 연기 등 입시일정이 연기된 것이 대표적이다. 작은 변화에도 유불리가 갈리는 대입에서 수능시험일, 논술고사 일정이 잇따라 미뤄지면 학생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대형 재수종합학원의 교무차장은 "입시는 교육당국이나 대학의 발표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가 발생한다"며 "그래서 지정된 시기에 입시 전형과 일정을 공지하고 준수해가는 것인데 입시 일정 변화로 불리해진 학생들은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수험생들의 학습공백과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입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선에서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를 개방하고, 화상강의를 듣기 어려운 학생들에 한해 학원 등원을 허용하는 등 세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입전문 입시학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조치는 당연히 준수해야 하지만 행정적 기준으로만 학습공간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학습에 공백이 생기는 학생이 없도록 세밀한 방역지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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