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상가 공실률 10배 치솟은 대학가…자영업자, 배달 늘어도 '한숨'

뉴스1

입력 2020.09.08 07:45

수정 2020.09.08 09:40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한 매장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걸려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한 매장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걸려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계가 테이크 아웃(포장),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며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과 방역조치 강화에 따라 외식 매장들의 밤 9시 이후 영업이 실질적으로 중단되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일 서울시 송파구의 한 거리에 배달업체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9.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계가 테이크 아웃(포장),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며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과 방역조치 강화에 따라 외식 매장들의 밤 9시 이후 영업이 실질적으로 중단되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일 서울시 송파구의 한 거리에 배달업체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9.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대학가 인근 상가 공실률이 치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학들이 비대면 강의를 택하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서다. 대학생 의존도가 높은 상권 특성상 자영업자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 상권 자영업자들은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배달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오피스·주거 밀집 지역과 달리 거주 인구가 비대면 강의로 예년보다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광고비 추가 지출을 감수하고 배달 범위를 넓히며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역부족이다.

◇2학기 또 비대면 개강…대학가 상권 몰락 "이젠 못 버틴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숙명여대 상권 중대형 상가(3층 이상 또는 연면적 330㎡ 초과)의 지난 2분기 공실률은 6.9%로 지난해 말 기준(0.7%) 대비 9.5배 치솟았다. 성신여대 상권도 같은 기간 5.6%에서 10%로 약 2배 상승했다.

숙대입구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학가 상권에선 여름·겨울 방학 4개월 장사는 포기해야 한다"며 "2학기엔 확진자가 줄어 정상 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버텼지만 이젠 폐업까지 고민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들어 상권 붕괴는 지역과 역세권을 가라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출 기피 현상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외식이 크게 줄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게 닫았다.

서울 대표 상권 강남권 역시 코로나19를 피하지 못했다. 상가 공실률은 7.9%에서 반년 만에 9.8%로 증가했다. 광화문 역시 4%에서 7.2%로 높아졌다. 대학가 상권의 경우 비대면 강의로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 공실률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중 숙명여대 상권은 서울역에서 나오는 지상철로 진입 도로가 막혀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재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상권인 셈이다.

인근에서 식당은 운영하는 A씨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3분의 1로 줄어 직원 고용을 포기한 상황"이라며 "임대료·세금·대출 이자를 내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 배달에 사활…'깃발 꽂기'로 박리다매 전략

대학가 자영업자들도 현재 흐름에 맞춰 매장 운영보단 배달을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지역에선 배달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재택근무와 외출 기피로 배달이 늘어나는 오피스·주거지역과 달리 대학 인근은 거주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재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 인근에서 거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가 자영업자들은 앱에서 이른바 '깃발 꽂기'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깃발 꽂기란 앱에서 추가 광고비를 지급하고 배달 가능 범위를 넓히는 것을 말한다. 대학가 인근에 머물지 않고 주변 지역까지 노출 빈도수를 높여 배달 수요를 잡겠다는 의도다.

한 자영업자는 "배달 주문은 확실하게 늘어 매출을 보완할 수 있다"며 "깃발을 2∼3개씩 꽂고 배달만 주력하는 식당도 많다"고 설명했다.

매출 증가란 긍정적 효과에도 손에 쥐는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깃발 1개당 8만8000원을 내야 한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늘어나는 배달 수수료도 자영업자 몫이다. 서울의 한 배달대행 수수료를 보면 Δ1.3㎞ 4500원 Δ1.8㎞ 5000원 Δ2.3㎞ 5500원 Δ2.8㎞ 6500원 Δ3.3㎞ 7500원으로 거리에 따라 수직 상승한다. 야간 또는 우천 시 별도 요금이 붙으면 눈덩이처럼 커진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현 상황에서 추가 광고비와 거리에 따라 늘어나는 배달비는 부담"이라며 "월세와 세금을 내기 위해서 박리다매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대학가 상권 자영업자 폐업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학기마저 비대면 강의로 개강하면서 1년 장사를 망칠 수 있어서다.


이상혁 더케이컨설팅그룹 상업용부동산센터장은 "비대면 강의로 대학가 유동인구가 실종되면서 영업 중단 혹은 폐업한 곳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장사는 거리두기 강화 시작으로 접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 심각해 앞으로 자영업자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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