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월보다 시원했던 첫 7월 '북극 고온현상'이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9 10:00

수정 2020.09.09 12:30

7월1~21일 평균 기온 22.5℃..평년比 1.4℃ 낮아
북극 고기압이 찬공기 눌러 한반도까지 밀려나
중부지방 장마 54일 기록..역대 최장기간 장마 
[파이낸셜뉴스]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에서 작년 6월 두꺼운 얼음층의 윗부분이 녹으면서, 썰매개들이 발목 깊이의 물 속을 지나고 있다. 이 사진은 덴마크기상연구소의 스테펜 올센 연구원이 그린란드 북쪽에 설치해놓은 장비를 수거하러 가던 중 찍은 것이다. 덴마크기상연구소 제공. AP·뉴시스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에서 작년 6월 두꺼운 얼음층의 윗부분이 녹으면서, 썰매개들이 발목 깊이의 물 속을 지나고 있다. 이 사진은 덴마크기상연구소의 스테펜 올센 연구원이 그린란드 북쪽에 설치해놓은 장비를 수거하러 가던 중 찍은 것이다. 덴마크기상연구소 제공. AP·뉴시스
'북극 고온현상'으로 인해 올해는 6월보다 7월 기온이 낮은 첫 해로 기록됐다. 50일이 넘는 역대 가장 긴 장마도 이어져 기후변화에 따른 날씨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9일 기상청의 '2020년 여름철 기상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8℃를 기록해 7월(22.7℃)보다 0.1℃ 높았다. 6월 기온이 7월보다 높은 해는 올해가 처음이다.

기상청은 6월 더위에 대해 "기온과 습도가 높은 공기의 영향과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에 의해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됐고, 강한 일사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7월의 선선한 날씨는 "보통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면서 더워진다"면서 "올해는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위치하고, 북채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을 따라 흐리고 비가 온날이 많아 기온이 낮았다"고 전했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 제공.
찬 공기가 내려온 원인으로는 북극의 고온현상이 지목됐다.

북극이 평소보다 더워지면서 고기압이 형성됐다. 고기압은 대기를 위에서 아래로 누른다. 고기압에 밀린 찬 공기가 한반도(중위도)까지 내려왔다는 의미다.

여기에 블로킹 현상까지 더해졌다. 보통 대기는 동-서 방향으로 순환한다. 하지만 산맥이나 바다에 고기압대가 발달하면, 동-서 순환이 막힌다. '블로킹 현상'이다.

우랄산맥과 동태평양에 형성된 고기압대 사이에 찬 공기가 머물면서 한반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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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찬 공기가 우리나라까지 내려오면서 역대 가장 긴 장마를 기록했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은 찬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서 만들어진다. 보통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으로 우리나라에 걸쳤던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이동하지만, 올해는 평소보다 오래 머무른 것이다.

중부지방 장마는 6월 24일 시작해 8월 16일 종료되면서 54일 동안 이어졌다.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다. 제주 역시 장마가 49일 간 지속돼 역대 가장 긴 장마에 이름을 올렸다.

여름 태풍은 총 8개가 발생했고 이 중 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이다. 여름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균 2.3개다.


기상청은 "필리핀해상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태풍이 강한 강도로 영향을 줬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 제공.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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