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아시아나 매각 등 기업 구조조정·20조 뉴딜펀드 계속 맡는다 [이동걸 산은회장 연임]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0 17:48

수정 2020.09.10 18:40

文정권 신임속 26년만에 연임
한국GM 매각 등 추진력 인정
아시아나 매각 재추진 큰숙제
대우조선 M&A 등 현안 많아
아시아나 매각 등 기업 구조조정·20조 뉴딜펀드 계속 맡는다 [이동걸 산은회장 연임]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26년 만에 연임을 확정했다.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뉴딜펀드를 안착시키는 중책을 맡게 하려는 청와대의 의지로 해석된다. 이 회장의 연임에는 '전쟁 중에는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다'는 청와대의 의지도 반영됐다는 전언이다. 즉,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산업은행이 정책금융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하는 데다, 기업 구조조정과 뉴딜 펀드 등도 안정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로 이 회장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기업구조조정 해결사' 재신임


산업은행은 10일 청와대가 금융위의 제청을 받아 이 회장의 연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지난 1954년 설립된 후 연임한 최고경영자는 1954~1958년 구용서 전 총재(초대~2대), 1972~1978년 김원기 전 총재(15~17대), 1990~1994년 이형구 전 총재(25~26대) 3명뿐이어서 이번 연임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회장은 그동안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요 기업들을 매각하며 해결사로 입지를 다져왔다.

산업은행이 20년간 자회사로 거느렸던 대우조선해양을 지난해 매각하는 등 전임 회장들이 풀지 못한 현안을 해결했다.
또 한국GM·STX조선해양·동부제철·금호타이어 등 골치 아픈 매물을 매각시키며 추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인연도 깊다. 지난 2003년 1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금융정책 업무를 맡았다. 2016년에는 문 대통령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했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친분도 있다는 전언이다.

구조조정·뉴딜펀드…남은 과제 산적


이 회장 연임에는 산업은행의 산적한 과제들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 회장은 연임 후 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된 기업 지원과 인수합병(M&A)·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정부 정책인 '정책형 뉴딜펀드' 안착 등 주요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이 회장의 연임 첫 대외 행보는 11일 개최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가 될 전망이다. 산경장 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항을 논의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원 안팎의 지원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경영정상화를 거쳐 재매각에 이르는 장기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항공산업 직격탄으로 대한항공이 추가지원 요청 시 기안기금을 통해 1조원가량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기내식 사업 매각으로 한숨 돌렸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시 추가지원이 불가피하다.

올해 연말 매각완료가 목표인 대우조선해양의 남은 절차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중공업, KDB생명을 비롯해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로 이관한 대우건설도 매각시켜야 한다. 한진중공업은 9월 중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융이 투입된 두산중공업·쌍용차 등 위기 기업도 기업재편을 거쳐 독자생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20조원 규모 '정책형 뉴딜펀드' 추진도 새로운 역할이다.
뉴딜펀드 관련 과도한 지원 아니냐는 우려도 나와 성공적으로 뉴딜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펀드 설계·자금공급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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