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정의당이 아들 군 복무 관련 의혹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의 애매한 입장으로 '민주당 2중대' 수모를 겪으며 혼란에 빠졌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종민 부대표는 전날(10일)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추 장관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지난 조국 전 장관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과 추 장관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고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며 정청래 민주당 의원 등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떳떳하려면 민주당, 추 장관이 직접 나서서 '수사 지시 안 할 테니 신속히 수사하라'는 입장을 내놓든, 특임검사를 직접 요청하든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른 당대표 후보들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철 후보는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장관이 본인에 대한 조사를 힘들게 한다는 여론이 있다면 민주당이 더 과감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조혜민 대변인도 논평에서 "추 장관 측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아들의 거취와 휴가를 두고 나섰다면 그 자체만으로 부당한 압력이 행사된 것"이라고 압박했다.
정의당은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범여권' 프레임과 결별을 선언하고, 민주당과 차별화를 통한 정체성 확보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정의당 당대표 후보 4명 중 3명은 출마 선언에서 "정의당의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21대 총선 이후 정의당만의 모습으로 생존하고 국민들께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했다"며 "진보 야당으로서의 길을 가야 집권 경쟁을 하는 정당으로 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기류가 총선 이후 더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런 변화 움직임에 따라 '정의당 데스노트'가 부활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정의당 데스노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정의당이 임명을 반대한 인사가 연이어 낙마하자 만들어진 조어다.
정의당의 정체성과 같았던 '데스노트'는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자취를 감췄다.
당시 정의당은 조국 전 장관의 임명을 두고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고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과 공조를 이룬 공직선거법 개혁을 관철하기 위한 정무적 판단이었으나, 이후 비례위성정당이란 역풍을 맞으면서 정의당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존재감을 잃었다.
조국 사태 당시 대응에 실망해 탈당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3월 페이스북을 통해 "설사 정의당이 조국 임명에 반대했더라도 지지율은 바닥을 찍었을 것"이라며 "다만 그때 폭풍을 맞았더라면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이름에는 흠집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후 정의당은 청년 정치인을 필두로 조 전 장관 임명 찬성 입장에 대한 공개 반성을 이어가며 당 정체성 재정비에 나섰고, 당내 혁신위를 가동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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