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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 뛸때, 코스닥은 33% 날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3 17:41

수정 2020.09.13 21:18

개인투자자 비중 높은 코스닥
개미들 12조 순매수하며 크게 올라
그린뉴딜·공모주 열풍도 상승 영향
공모주 물량 30% 우선 배정하는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24% 선전
코스피 9% 뛸때, 코스닥은 33% 날았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만들어낸 유동성 환경 덕분에 코스닥지수가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코스피에 비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외국인 비중이 낮아 동학개미운동 국면에서 더 크게 반등하는 모양새다. 이는 올해 공모펀드 약세 속에서도 코스닥벤처펀드가 빼어난 성적을 내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연말까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면서도 코스닥 투심을 이끄는 공모주 투자가 과열양상을 보이는 까닭에 동시에 경계심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33%·코스피 9% 상승… 개미의 힘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11일까지 32.64%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 상승률(9.06%)을 웃돈다. 올해 개인은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각각 11조9004억원, 43조7657억원 순매수해 상승세의 주역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양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했다.

지수는 올해 들어 3월 19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36.05% 급락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여전했지만 매수강도를 높인 개인 영향에 본격적으로 반등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KB증권 스몰캡팀은 "코스닥은 풍력발전,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차 등 그린뉴딜 관련주와 공모 주 강세가 지속된 영향에 선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가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매수를 염두에 둔 대기수요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몰려 있다. 증시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0일 기준 57조4021억원으로, 4일 63조2582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사상 최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금액을 뜻한다. 상승장을 기대한 개인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을 의미하는 신용융자잔고는 10일 17조2121억원으로, 코스닥과 코스피 개별 모두 사상 최대다.

코스닥, 우상향 전망 속 잠재 리스크 주의


코스닥 시장의 중장기 방향은 대체로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 마땅한 투자처 없이 떠돌던 시중 자금이 증시 외에는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5%가량이고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전체 시총의 17~18%에 달해 외국인 수급이 중요하나, 코스닥은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개인 수급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규제가 심해지고 있고 금리가 낮아 기대수익률을 따지면 증시 외에 대안이 없어 각국정부가 부양책을 풀어내면 부동자금이 증시로 갈 수밖에 없다"며 "개인들이 증시에 투자할 여력이 있어 최근 코스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코스닥 중심의 공모주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IPO(기업공개)기업들을 무작정 상한가로 따라서 매수하는 행위, 재무적인 확인 없이 투자에 임하는 행위, 실체를 알 수 없는 전문가 말만 듣고 투자하는 행위 등을 자제하고 이성적인 접근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립, 아베신조 전 일본 총리의 퇴장 등 한반도를 둘러싼 빅맨들의 거취가 불투명해 언제 그랬냐는 듯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며 "추석연휴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 풀 꺾일 가능성도 있어 수익을 적절히 실현하고 다시 올 특급열차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괄목상대'


지난해 초라한 수익률로 실망을 안겨줬던 코스닥벤처펀드는 올해 개미 덕분에 가장 뜨거운 공모펀드로 떠올랐다.

코스닥벤처펀드는 2018년 4월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 중소형주와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도록 만든 펀드다.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기 때문에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띄는 최근 주목도가 높아졌다. 투자금액의 1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어 절세효과가 큰 상품이다.

올 들어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투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연초 이후 지난 10일까지 14개 코스닥벤처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3956억원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44개 테마 가운데 24.16%의 수익률로 헬스케어펀드(31.09%)와 금펀드(28.8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펀드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Ce'이 40.53%로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자산운용의 '현대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종류S'(36.43%)와 KB자산운용의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A(34.11%),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E'(33.93%), 브이아이자산운용 '브이아이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C-F'(31.98%), 브레인자산운용의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종류AE'(31.74%) 등도 3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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