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의 새로운 당색으로 빨강·노랑·파랑 삼원색을 함께 사용하는 안이 14일 보고됐다. 보수·중도·진보의 색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의도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조한 '탈이념'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새 당색은 로고와 함께 이번주 안으로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같은 안을 보고했다. 혼합색을 당색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색에 다양성을 녹이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안이다.
빨강·노랑·파랑은 각각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빨강)과 정의당(노랑), 더불어민주당(파랑)의 당색이다. 세 가지 색을 함께 사용해 보수부터 진보까지의 이념 스펙트럼을 아우르겠다는 의미다.
김 홍보본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당은 태극기집회 등으로 인해 폭력적이고 노후된 당, 왜색이 있는 당이라는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며 "붉은색을 단독으로 사용하면 선동적인 이미지로 틀에 박히고 무섭게 보일 수 있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또 "젊은 당, 다양성을 포용하는 당, 한국적인 당이라는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며 "삼원색에 해당하는 빨강·노랑·파랑은 이 세 가지 색상만으로 모든 색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파란색 계열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민주당은 파란색 계열의 스펙트럼을 사용해 한계가 있다"며 "강한 정치적 이념을 상징해 수용성에 한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치권에서는 색 사용이 내편 네편의 피아식별 용도로 사용돼온 게 사실"이라며 "국민의힘은 빨강·노랑·파랑을 사용해 모든 색을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 사고의 확장성을 지닌 정당을 지향하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홍보본부장은 보고를 마친 이후 브리핑에서 "(색을) 특정하지 않고, 유동적으로 변화한 뉴미디어 환경에 맞는 재밌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대체로 만족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홍보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전문가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며 "여러 색이 혼용된 것에 대해서는 다양성의 가치를 충분히 녹여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 같아 좋다는 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안은 당색에 관해 현직 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결과는 아니다. 설문조사에서는 현재 당색인 분홍색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혼합색을 쓰자는 의견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현직 의원 103명 중 47명, 원외 당협위원장 147명 중 79명이 응답한 이 설문조사에서는 선호도가 Δ분홍색 유지 41.2% (52명) Δ빨간색 25.3% (32명) Δ파란색 17.4% (22명) Δ혼합색 15.8% (20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혼합색을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좀더 수렴하고 설득하는 절차가 필요할 전망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일단 오늘 비대위 보고와 의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며 "좀더 구체적으로 당색과 로고를 보완해줄 것을 요청한 부분이 있어서, 보완 작업을 거쳐 이번주 안으로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로고도 당색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로고 제안에 대해 김 홍보본부장은 새 당명 '국민의힘'의 '국민'으로부터 따온 'ㄱ'과 'ㅁ' 자음을 조합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이 진정한 힘을 가질 수 있었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라며 "국민이 힘을 갖기를 희망했던 세종대왕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글 조합 원리를 적용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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