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농민들도 ‘농지법 위반’ 제주도 정무부지사 고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4 16:00

수정 2020.09.14 16:01

정의당 제주도당 이어 전농 제주도연맹도 가세
부동산 투기의혹에 농지법 위반까지 수사 촉구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8일 오전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해안에서 바다환경지킴이들과 함께 태풍에 떠밀려온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섰다. /fnDB(제주도 제공)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8일 오전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해안에서 바다환경지킴이들과 함께 태풍에 떠밀려온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섰다. /fnDB(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농지법·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으로 또 고발을 당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14일 제주지방경찰청에 고 부지사를 농지법과 부동산 실권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8일 정의당 제주도당에 이어 두 번째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농업 현장에서 농지법과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한 고 부지사가 임명된 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에 고 부지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고 부지사를 둘러싼 농지법·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은 지난 8월28일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졌다.
당시 청문위원들은 고 예정자 부부가 대출까지 받아가며 지난해 3~5월 사들인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토지가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고 지적했다. 배우자가 소유한 충북 음성군의 농지는 취득 후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 위반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처럼 고 부지사 부부가 지난해 매입한 토지는 동복리 토지를 포함해 제주시에만 5곳, 고 부지사 배우자는 충북 음성군 토지 3필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정의당도 “고 부지사는 현재 충북 음성군과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구좌읍 동복리에 농지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어 실제로 본인이 농사를 직접 지을 수 없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지는 국민의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수단이지 개인의 필요와 이익을 위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고 부지사는 "헌법상 경자유전(耕者有田·농사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의 원칙을 지키지 못한 점 반성한다. 자경하지 못한 점을 충분히 인정하고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농지법 위반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배우자 간에는 명의신탁이 가능하다"며 부동산실명법 위반 의혹은 부정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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