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 인수 우선 협상자로 오라클이 선정됐지만 중국 관영 매체들은 향후 전망을 일제히 부정적으로 관측했다.
14일 중국중앙방송(CCTV) 영어채널 CGTN은 인터넷판에서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이나 소스코드 등을 그 어떤 미국 인수자에게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국제TV도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사업 부문을 미국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오라클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미국기업에는 소스코드를 절대로 넘기지 않을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바이트댄스는 이런 방식으로 틱톡을 처리해 중국 정부의 우려를 안심시키고 미국의 매각명령도 회피할 속셈이라고 중국국제TV는 전했다.
신경보 역시 웨이보 계정을 통해 낸 짧은 기사에서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 CEO는 여전히 회사가 세계적 발전을 계속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틱톡 미국 사업을 팔지 않도록 하는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경제일보 등은 중국 정부가 틱툭의 미국사업을 강제 매각당하기보다는 폐쇄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소스코드를 미국 기업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5일까지 틱톡 매각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틱톡 서비스를 금지한다고 밝혔으며 20일부터 바이트댄스와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을 비롯해 여러 기업과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고 최근 범위를 좁혀왔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달 28일 ‘수출 제한 기술 목록’ 규정을 수정 발표하면서 새로운 걸림돌이 생겼다. 이 규정은 음성 문자인식 처리, 사용자에 맞춘 콘텐츠 추천, 빅데이터 수집 등 인공지능(AI) 분야 기술을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따라서 틱톡을 미국기업에게 매각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의 허가’라는 최종 관문이 추가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해 강제 매각보다는 폐쇄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숀 레인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 이사는 SCMP에 “이런 유형의 수출 규제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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