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게임으로 ADHD 치료… 디지털 헬스케어 선두주자 될 것”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5 17:31

수정 2020.09.15 18:21

디지털치료제 만드는 신재원 에임메드 대표
1999년 설립한 헬스케어기업
2015년 디지털로 방향 틀어
질병 치료 소프트웨어 개발
주요 파이프라인 'ADHD·불면증'
ADHD치료제 충남대병원과 임상
2024년 FDA 허가 목표로 연구
불면증치료제는 산업부 과제 선정
처방 가능한 수익모델 구축 계획도
신재원 에임메드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신재원 에임메드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에임메드는 모바일 게임으로 ADHD(주의력결핍장애),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ADHD와 불면증 초기 증상이 있는 일반인의 건강관리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흐름에 맞춰 헬스케어 선두기업이 되겠다."

지난 14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신재원 에임메드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신 대표는 지난해 3월 에임메드에 취임한 이후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에임메드는 국내 헬스케어 업계 맏형으로 꼽힌다.
기업 임직원 건강검진 대행·상담 등 전통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2015년 디지털로 방향을 바꿨다. 보험사와 결합한 AXA건강지킴이-걷기친구서비스 앱 등 다양한 건강관리 앱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ADHD·불면증 환자, 게임으로 치료


신 대표가 집중하는 분야는 디지털치료제다. 디지털치료제란 질병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과학적 근거 기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앱, 게임을 약처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2017년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페어 테라퓨틱스의 중독 치료용 앱 리셋에 품목허가를 내주면서 미래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았다.

신 대표는 "에임메드는 디지털치료제 2개 파이프라인이 있다. ADHD와 불면증이다. 연말과 내년 상반기 투자유치를 통해 1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FDA 허가를 받은 사례는 중독, 불면증, ADHD 치료뿐이다. 시장에서 검증된 앱을 개발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치매 등 정신질환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련 치료제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에임메드는 ADHD 치료제의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2024년 FDA 허가가 목표다. 지난 6월 FDA는 아킬리 인터렉티브에서 개발한 게임 기반 ADHD 치료제 엔데버Rx를 허가했다. 에임메드는 엔데버Rx가 인내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에 더해 작업기억력을 높이는 치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작업기억력은 복잡한 업무 수행 시 일시적인 정보 저장과 관리를 도와주는 일종의 단기기억이다.

신 대표는 "충남대학교 병원과 진행하는 ADHD 치료제 파일럿 임상은 쌀보리 게임 형태다. 아동이 게임에서 보리를 잡으면 안 되는 식으로 참을성을 기르고 동시에 작업기억력을 높이는 모듈도 넣는다"며 "불면증 치료제도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로 선정돼 4년간 정부 출연금은 총 28억원 규모로 진행되고 서울대병원 등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기업 등과 서비스 모델 구축


신 대표는 디지털치료제가 환자를 위한 용도 외에도 일반인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디지털치료제는 임상시험을 거쳐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식약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다이어트나 혈당 관리 앱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웰니스)과 다르다. 하지만 신 대표는 치료제가 웰니스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 대표는 "의사는 ADHD, 불면증 환자를 임상진단을 통해 판단한다. 가령 5개 기준에 맞아야 환자인데 2개만 해당한 사람에게 의사는 약물치료 등을 권할 수 없다"며 "환자 경계선에 있는 고위험 일반인들이 디지털치료제 효과를 볼 수 있다. 병원에서 먹는 약물 대신 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제, 웰니스 투 트랙으로 접근해 경계선 환자에게 식약처 허가 등 검증된 치료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디지털치료제는 향후 식약처 품목허가 후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아 병원에서 처방이 가능한 수익모델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신대표의 설명이다. 다만, 디지털치료제 출시까진 약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으로 인한 개발기간, 규제기관 허가 등을 거치는 동안 시장에서 다양한 수익모델을 실험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에임메드의 최대 경쟁력은 수익모델에 대한 경험이다.
그간 300개 기업 임직원 건강검진, 보험사 연계 상품 등 다양한 헬스케어 상품을 만들었다"며 "이번에도 디지털치료제를 기반으로 병원, 기업, 보험사와 서비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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