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서북부 간쑤성에서 발생한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공장 바이러스 누출 사태로 피해자들이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 등 중국 매체가 1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고 현장인 간쑤성 란저우에서 일하는 주민 쉬모씨는 CCTV 인터뷰에서 “주로 관절 통증이 있고 식은땀이 나며 수면 시간도 늘었다”면서 “이미 증상이 나타나지만 보건당국이 어떤 치료 정책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왕모씨는 “향후 이 병이 호전되고 이후 생활하는 데 별다른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라면서 “남편과 아들이 항체 양성 반응 진단을 받았는데 인체에 해가 없는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인수 공통 전염병인 브루셀라병에 걸리면 발열, 다한증, 관절통, 무기력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생식기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이나 소, 돼지로부터 감염되며 사람 간에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쑤성 브루셀라병 집단 감염은 중무 란저우생물제약공장이 지난해 7~8월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 과정에서 기한이 지난 소독약을 사용해 발생했다.
브루셀라균이 포함된 폐기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않은 채 에어로졸 형태로 외부로 퍼졌고 바람을 타고 흡입이나 점막 접촉 등의 방식으로 균이 체내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기 때문에 14일 기준 이 지역에서 이미 3245명이 브루셀라균 항체 양성반응을 보인 상태다.
그러나 란저우 보건당국은 항체 양성반응과 브루셀라병에 걸린 것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항체 반응은 3~6개월에 최고조에 이르고 6개월 후 줄어들기 시작하며 1년 뒤에는 항체가 쉽게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없으면 치료받을 필요 없다는 것이다.
란저우 보건당국은 “사고는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 주가 인체에 들어간 건데, 이는 독성을 약하게 한 균”이라면서 “거리도 떨어져 있었던 만큼 흡입하거나 점막과 접촉한 양도 적다”고 주장했다.
중무 란저우생물제약공장은 사고 담당자 8명에 대한 적절한 징계 조치를 취했으며 피해자 보상에도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CCTV는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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