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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카톡방'보다 더 독한 스트레스 '카카오워크' 온다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1 06:00

수정 2020.09.21 05:59

그룹 채팅방서 메시지 안읽은 멤버까지 확인 가능
근무시간외 수신거부 기능 있지만.. "누가 꺼놓을까"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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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카톡, 카톡카톡, 카톡." 퇴근 이후에도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회사 단체카톡방 스트레스가 이미 직장인들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새롭게 출시한 '카카오워크'가 직장인들을 더 옥죌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인공지능(AI)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지난 17일 종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출시를 내놓자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 서비스가 오히려 현재 카카오톡 서비스보다 직장인들에게 더욱 큰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업무 플랫폼을 표방하며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출시됐다. 또한 광고·음악 대신 '할 일 목록' 최상단에 배치, AI 어시스턴트 '캐스퍼' 등의 기능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기능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더욱 업무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직장인 A 씨는 카카오워크의 핵심 기능인 그룹 채팅방에서 특정 메시지를 읽은 멤버와 안 읽은 멤버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을 두고 “벌써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누가 메시지를 읽고 누가 안 읽었는지까지 공개되면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업무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메시지 삭제’가 불가능한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단 한 번의 실수에 대한 부담을 더 느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은 업무 시간 외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해 ‘근무 시간 외 알림 받지 않기’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일부 직장인들은 크게 실용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직장인 B 씨는 ‘근무 시간 외 알림 받지 않기’ 기능에 대해 “업무 시간 외 메시지 받기 금지 기능을 끌 수 있는 사람이 있겠냐”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일부 누리꾼들도 “퇴근한 후에도 업무 지시가 많을 것 같아 대다수의 직장인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이건 창의, 서비스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 추구 방법의 하나다”, "퇴근 기능 넣어주세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서 ‘있어야 하는 서비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카카오워크 출시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한 직장인은 “코로나 시대라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생긴 것 같다”며 “화상회의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사용하기 편리할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워크는 16일 공개된 무료 버전 상품 외 향후 유료 버전 3종(스탠다드, 프리미엄, 엔터프라이즈)을 출시한다. 기업은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 쓸 수 있다.
오는 11월24일까지 프리미엄 플랜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운영한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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