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채팅방서 메시지 안읽은 멤버까지 확인 가능
근무시간외 수신거부 기능 있지만.. "누가 꺼놓을까"
근무시간외 수신거부 기능 있지만.. "누가 꺼놓을까"
"카톡, 카톡카톡, 카톡." 퇴근 이후에도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회사 단체카톡방 스트레스가 이미 직장인들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새롭게 출시한 '카카오워크'가 직장인들을 더 옥죌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인공지능(AI)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지난 17일 종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출시를 내놓자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 서비스가 오히려 현재 카카오톡 서비스보다 직장인들에게 더욱 큰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업무 플랫폼을 표방하며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출시됐다. 또한 광고·음악 대신 '할 일 목록' 최상단에 배치, AI 어시스턴트 '캐스퍼' 등의 기능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기능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더욱 업무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직장인 A 씨는 카카오워크의 핵심 기능인 그룹 채팅방에서 특정 메시지를 읽은 멤버와 안 읽은 멤버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을 두고 “벌써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누가 메시지를 읽고 누가 안 읽었는지까지 공개되면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업무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메시지 삭제’가 불가능한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단 한 번의 실수에 대한 부담을 더 느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은 업무 시간 외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해 ‘근무 시간 외 알림 받지 않기’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일부 직장인들은 크게 실용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직장인 B 씨는 ‘근무 시간 외 알림 받지 않기’ 기능에 대해 “업무 시간 외 메시지 받기 금지 기능을 끌 수 있는 사람이 있겠냐”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일부 누리꾼들도 “퇴근한 후에도 업무 지시가 많을 것 같아 대다수의 직장인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이건 창의, 서비스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 추구 방법의 하나다”, "퇴근 기능 넣어주세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서 ‘있어야 하는 서비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카카오워크 출시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한 직장인은 “코로나 시대라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생긴 것 같다”며 “화상회의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사용하기 편리할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워크는 16일 공개된 무료 버전 상품 외 향후 유료 버전 3종(스탠다드, 프리미엄, 엔터프라이즈)을 출시한다. 기업은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 쓸 수 있다. 오는 11월24일까지 프리미엄 플랜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운영한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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