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체장애인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뒤 성폭행한 남성이 실형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위계 등 간음)으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5월 12일 지체장애인 A씨를 손짓으로 불러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당시 A씨는 동네를 돌아다니다 일면식이 있던 김씨가 부르자 그를 뒤따라갔다. A씨는 3급 지체장애인으로 일상적인 대화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수준의 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당초 범행을 모두 인정하다 입장을 바꿔 “A씨와 서로 사랑해서 결혼할 사이였고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A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는 실제로는 1급 지체장애인 수준의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고인이 피해자가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 어머니는 피해자가 피고인 집에 있었던 시간 동안 피고인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간음했다는 점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으로서 상대방 요구에 적극 반대하지 못하는 특성, 피해자와 피고인은 얼굴을 알고 지낸 사이일뿐 성교할 만큼 교제했거나 호감을 표현한 증거가 없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유 의지를 제압하기 위해 충분한 위력을 행사했다고 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이유로 신상정보 공개·고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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