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개신교계를 찾아 교인들의 보수단체 개천절 집회 참여를 제한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예방해 "이번 추석 연휴가 지나면 바로 개천절까지 가는데, 개천절이 또 한 번의 고비가 될 것 같다"며 "많이 도와주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광복절 집회 당시) 문자가 무슨 126만명에게 갔다고 해서 저희들도 놀라고 있다"며 "정말 도와주길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고비를 잘 넘겨야 국민들도 안심이 되고, 그나마 경제가 조금 살아날 힘이 생기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보수단체의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앞두고 전광훈 담임목사가 소속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측이 두 달 동안 126만명에게 누적 1386만건의 참여 독려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광복절 집회를 코로나19 재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내달 3일 예고된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방역 위협으로 간주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달 말 한국교회총연합회 등 교회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부와 교계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방역에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예배 등을 축소·제한한 교계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그는 "예배도 자유롭게 못하시고 계셔서 목회하시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답답하실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방역에 많이 협조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뤄진 한국교회총연합회 예방에서도 이 대표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교계는 시대마다 가장 절박한 과제를 푸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며 "국민의 통합,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의 사역에 종교가 해 왔던 역할을 누구도 가볍게 평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시고, 또 고통을 겪고 계신다"며 "교단으로서 고민이 없지 않겠지만, 그래도 지도자 여러분께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도움을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교계와 정부가 잘 협의해 가면서 이 문제를 원만하게 대처해가도록 많은 지도력을 발휘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윤보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은 '예배'와 '차별금지법'을 주요 이슈로 꼽으며 "일방적으로 억울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예배를 위한 공정성, 그런 부분을 좀 더 신경써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일해 온, 그리고 방역한 교회에게 격려를 좀 해주시라"고 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125명이란 개신교 교인들이 국회의원으로 등재돼 있는 상황"이라며 "그 분들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교회를 대변하기보다, 어떤 차별금지법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함께 숙의하는 교회의 대변자로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회장은 "훌륭하게 도지사, 총리를 잘 맡으시고 다시 친정인 민주당에 가서 대표까지 하시게 됐다"며 "집권여당 대표가 되셔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예방에는 이 대표 외에도 국회 조찬기도회 회장을 맡은 김진표 민주당 의원,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오영훈 의원, 당 대변인인 허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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