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대만에 대규모 무기 팔고 경제차관 방문… 中, 즉각 반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7 17:52

수정 2020.09.17 18:46

中 "대만해협 위험 급격히 증가"
시진핑·리커창, 日 스가에 축전
양국관계 개선 노린 외교전 펼쳐
美, 대만에 대규모 무기 팔고 경제차관 방문… 中, 즉각 반발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전방위 분야에서 신냉전 구도로 향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대만을 놓고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미국이 대만에 잇따라 고위급을 보내고 경제협력을 추진하며 무기 판매를 확대하자, 중국이 미국과 대만 모두에게 경고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최근까지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에 부정적이었던 일본 정부의 새 내각에 우호 교류를 희망하는 친선 메시지를 보내면서 동북아 외교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 국무부 등에 따르면 키스 크라크 미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오는 19일 열리는 고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부터 사흘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다.

크라크 차관은 이 기간 중 쑤전창 행정원장, 선룽진 행정원 부원장 등과 잇따라 만나 '미국·대만 경제·상업대회'를 포함해 대만과 공급망 재구성, 제3지역 투자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美 외교단절 대만에 친선외교


미국은 또 대만에 크루즈미사일과 드론 등으로 구성된 무기 7종을 한꺼번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1979년 대만과 단교 이후 중국과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대만 무기 판매에 신중했었던 과거 선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해석된다.

다른 소식통은 SCMP에 "록히드 마틴, 보잉, 제너럴 아토믹스사의 무기 패키지가 수출 절차에 들어갔다"면서 "몇 주 안에 의회에 통보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헬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수석차관보는 미 싱크탱크 글로벌대만연구소가 주최한 화상행사 기조연설에서 "대만이 직면한 중국의 위협은 실제적"이라면서도 "(그러나)대만은 이런 위협에 맞서기 위해 (국방예산 등에서)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국은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를 나눌 수 없는 하나의 국가로 보고 있다. 따라서 외국 정부 관계자가 중국의 어떠한 동의도 없이 대만을 방문하거나 교류를 갖는 것을 내정 간섭이라고 판단한다. 대만의 군사력 증강도 마찬가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사설)에서 "미국과 대만은 '살라미 전술'(현안을 세분화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전력)을 통해 유대관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대만해협에 계속해서 돌을 던지다가 선을 넘는다면 이 돌들은 어뢰가 돼 대만 해협의 위험과 역내 불확실성을 급격히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대만이 주권국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면서 "그들이 탈중국화를 추구하고 미국을 끌어들여 보호를 받는 것은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거품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매체들은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만 방문 당시에도 '군사적 카드'를 언급하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체코 상원의장 일행의 대만행에 대해선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엄포를 놓은 뒤 주중 체코대사를 초치했었다.

SCMP는 "대만은 중국의 가장 민감한 영토 문제"라면서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만 지원을 비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일본과 관계개선 나서


한편, 미국의 대만과 친교 강화속에서 중국도 아시아 인근 국가들과 외교전 강화에 모색중이다. 일단 최근 차가워진 중일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일본의 새 총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축전을 보내 양국 우호 협력을 적극 강조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우호 교류의 강화를 피력했다. 최근 일본 내각은 미국과 정면충돌중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일에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일은 친한 이웃으로 아시아와 세계에서 중요한 국가"라면서 "중일 관계의 장기적인 안정과 우호 협력은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은 중일 4개 정치문건(중일 평화우호조약 등 4개 합의 문건)의 원칙과 정신을 준수하고 적극적으로 신시대 양국관계를 건설해 나가야 한다"면서 "양국과 양국 국민, 세계 평화, 공동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공헌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축전에서 "중국이 일본과 함께 양국 각 분야의 우호 교류와 실무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면서 "양국 관계에서 더 큰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