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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민의힘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30% 초중반을 유지하던 지지율이 10주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제기가 정점을 향해가던 순간에 받아든 성적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2020년 9월 3주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17일 발표)에 따르면 민주당은 직전 조사 대비 2.3%p(포인트) 오른 35.7%, 국민의힘은 3.4%p 하락한 29.3%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다음날 발표한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도 큰 차이는 없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3%p 떨어진 36%, 국민의힘은 1%p 오른 20%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은 10주만에 20%대로 추락했다. 그 결과 양 당의 지지율 격차는 6.4%p로 일주일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다시 벌어졌다. 한국갤럽 조사를 놓고 보면 양 당의 지지율 격차는 16%p에 달한다.
당은 겉으론 신경쓰지 않는다며 의연한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않는다. 19일 한 당 관계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와 관련한 의혹들이 연일 불거져 나오는 데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열심히 하는 데 방향을 잘못 짚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아들의 군 시절 특혜 의혹을 연일 터트리고 있다. 그 결과 일정 부분 국민적 동의를 얻는 데도 성공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5일 하루 동안 '추 장관 사퇴 주장 동의 여부' 여론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49.0%,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45.8%로 집계됐다. 소폭이지만 국민의힘 주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많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상황이다.
그러나 정당 지지도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특히 국민의힘이 추 장관을 거세게 공격할수록 지지율은 더 떨어졌다.
리얼미터의 9월 3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양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32.5%, 국민의힘이 33%로 비등했다. 15일에는 민주당이 34.8%, 국민의힘이 30.7%로 재역전 되더니 16일에는 민주당이 36.0%, 국민의힘이 28.1%를 기록하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 기간은 국회 대정부질문 기간과 일치한다. 국민의힘은 14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추 장관에게 직접 특혜 의혹을 캐물었다. 15일에는 담당 부처 수장인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을 향해 질문을 퍼부었고, 일정 부분 성과도 냈다.
대정부질문과 별개로 당내에서는 서씨의 휴가와 관련한 기록이 문서마다 다르다는 추가 의혹 제기에 나섰고, 문서 작성에 개입한 관련자를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국방부 민원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고발 접수 8개월만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더욱이 민주당은 추 장관을 엄호하려다 '막말'로 논란을 자초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안중근 의사가 남긴 '위국헌신군인본분'을 추 장관 아들에게 비유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결국 사과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추 장관은 지지율 결과가 나온 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전과 다른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세 치 혀' '궤변' '책임 요구' 등 지난 14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정부여당의 견고한 지지층을 확인한 추 장관이 더 강경한 모습을 취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국민의힘이 지지율 반등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강력한 '팬덤 정치' 문화가 꼽힌다. 지지율 역전으로 추 장관에 대한 사퇴 명분이 생기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할 텐데 이를 여당의 강성 지지층이 결집해 막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현재의 우리 정치는 강력한 지지층 정치다"라며 "야당이 추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반발하지만 대통령도 이낙연 대표도 야당에 강력히 맞서고 있다. 여당 의석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 상황이 지난 조국 전 장관 때와는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결국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지지층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뚜렷한 진영간 대결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념은 중도로 잘 갔지만 정책과 인물이 부재해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 기본소득은 애매하고 대선주자는 지리멸렬한 게 가장 큰 이유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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