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北매체, 한미공조에 발끈 "상전 비위 맞추는 행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2 10:33

수정 2020.09.22 10:33

美주도의 림팰ㄹ·퍼시픽뱅가드 훈련 참석에 맹비난
미국 인·태전략에 "침략전쟁의 책동, 화약냄새 풍겨"
"남조선, 美동조하고 시치미 떼고 평화에 대해 운운"
【서울=뉴시스】 미국 해군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모 전단과 강습상륙함 복서함 등이 제7함대 작전구역인 서태평양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출처: 제7함대 홈페이지> 2019.10.11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미국 해군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모 전단과 강습상륙함 복서함 등이 제7함대 작전구역인 서태평양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출처: 제7함대 홈페이지> 2019.10.11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북한 대외선전매체를 중심으로 대남 비난이 발언이 나오고 있다. 22일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우리 군이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연습 참석에 대해 미국의 침략적 패권 전략에 동조하는 것이라면서 맹비난했다. 이 매체는 "남조선 해군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합동군사연습인 '림팩'에 참가하고 돌아오던 중 괌도 주변 해상에서 '퍼시픽뱅가드'를 비롯한 각종 연합해상훈련에 광분했다"면서 미군 주도의 훈련에 해군이 참여했다는 것을 알렸다.

매체는 이를 "상전의 비위를 맞추는 추악한 행태"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결탁해 남조선에서 각종 전쟁 불장난을 그칠 새 없이 벌리고 있는 것으로도 성차지 않아 미국의 태평양까지 가 미국의 전쟁소동에 편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남조선 당국의 대결 광기, 전쟁열이 위험계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실증해주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며 "남조선 당국이 저들의 무모하고 도발적인 전쟁책동에 대해서는 시치미를 떼고 이 시각에도 평화에 대해 떠들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미국의 침략전쟁 책동에 동참해 짙은 화약내를 풍기면서 도대체 평화에 대해 운운할 체면이나 있는가. 참으로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짓거리가 아닐 수 없다"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반대하지 않고 동조하는 정부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을 "상전으로 떠받들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 체제에 대한 깊은 반감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한미동맹의 굴레를 쓰고 그렇게 쓰디쓴 맛을 보면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미국과의 동맹을 구원의 동아줄로 여기며 그것을 놓칠까봐 상전의 비위를 맞추는 남조선 당국의 추악한 몰골이 실로 가련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또 "남조선 당국이 외세와 결탁해 동족과 주변 나라들을 겨냥한 군사적 대결과 전쟁불장난에 미쳐 돌아가다가 어떤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겠는가는 불 보듯 뻔하다"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20일 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양국의 현안을 실무에서 상시 논의하기 위한 '동맹대화'를 신설하기로 한 것에 대해 "(남측이)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목줄에 올가미를 더 조여달라고 애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동맹대화는 방위비분담 문제,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를 실무적 측면에서 잘 풀어가기 위한 차원에서 구성이 준비되고 있다.

메아리는 "(한국이) 입이 닳도록 동맹을 운운했건만 그때마다 상전으로부터 참을 수 없는 굴욕과 수모를 강요당했으면 이젠 좀 정신을 차릴 때가 됐다"라면서 "사대와 굴종에 계속 매여 달린다면 세상 사람들의 비난과 조소를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긴밀한 공조에 불만을 드러내며 남과 북의 문제는 미국 등 외세의 개입 없이 남북이 주도적으로 풀어가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가 미국과 공조하는 정부의 행동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선전매체의 발언에 대해 정부는 원칙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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