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운동의 상징 조슈아 웡이 지난해 불법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24일 구속됐다. 중국 정부는 이번주 들어 언론통제를 강화하는 등 보안법 도입 이후 홍콩 민주화 운동 인사 색출 작업에 돌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웡은 트위터에 불법 집회 참가뿐만 아니라 지난해 가을 홍콩 정부가 시위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조치를 위반해 구속됐다고 밝혔다.
웡 외에 올해 74세인 사회운동가인 쿠체유도 지난해 10월5일 시위와 연계돼 연행됐다고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홍콩 경찰도 이들의 구속 사실을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10월5일 시위때 얼굴을 가리지 못하도록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금지했으나 1개월뒤 홍콩 고등법원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4월 항소법원은 무허가나 불법 집회에서 마스크를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나 합법적인 시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또 경찰이 시위자들의 마스크를 강제로 벗기는 것도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국가보안법 도입후 웡은 자신도 다른 민주 인사들처럼 구속될 것이 우려된다고 자주 언급해왔다.
국가보안법 도입후 홍콩 경찰은 지미 라이 빈과일보 창업자와 조슈아 웡과 데모시스토를 결성해 2014년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아그네스 차우를 구속했으며 이들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콩 경찰은 23일부터 정부에 등록된 언론 매체만 언론사로 인정키로 하면서 언론 통제까지 강화했다.
홍콩 경찰의 새 지침은 우선적으로 대학언론이나 프리랜서 언론인, 시민기자, 1인미디어의 활동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홍콩 민주화운동이 SNS를 통해 활발히 이뤄진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홍콩 경찰의 변경된 지침에 따라 정부보도자료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언론사의 기자들이나 홍콩언론인협회에서 발행하는 기자증을 갖고 있는 언론인은 취재 지원을 못받는다. 사실상 이들을 언론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개별 신문사나 통신사, 방송사 등이 발행한 신분증을 소지한 사람이나 홍콩인협회나 홍콩사진기자협회의 회원증을 갖고 있으면 언론인으로 인정되었다.
경찰이 인정하지 않는 언론인들도 기존처럼 공공장소에서 뉴스 이벤트와 시위를 취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해 불법집회에 참석하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쓸 수도 있다.
홍콩 경찰은 지난 8월에 신뢰할 수 있는 매체 15곳만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를 체포하는 현장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허용해 반발을 산 바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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