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4차전서 샷 이글로 승부 매조지
이창우가 연장 4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프로 데뷔 7년만에 감격의 생애 첫 우승을 거두었다. 27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7216야드)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서다. 이창우는 최종일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를 기록한 이창우는 '루키' 전재한(30), 김태훈(35)과 함께 공동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보기를 범한 김태훈이 탈락한 가운데 같은 홀에서 이창우와 전재한은 연장 4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피를 말리는 접전은 핀 위치를 바꾼 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4차전에 가서야 마무리됐다. 이창우가 80m 지점서 날린 세번째 샷이 그대로 홀속으로 빨려 들어가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것.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거둔 이창우는 우승 상금 2억원을 획득하며 상금 순위와 제네시스 포인트 각각 2위로 올라섰다.
1타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간 이창우는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후 8번홀(파3)까지 7개홀 연속 파행진을 거듭하며 추격자들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9번홀(파5) 9m 버디 퍼트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상승세를 탄 이창우는 12번홀(파5)과 1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다시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번 대회 최대 승부처인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어려운 승부를 자초했다.
이창우는 "얼떨떨하다. 많은 분들의 격려 덕에 우승한 것 같다"면서 "프로 데뷔 초기에 연습을 게을리 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다. 2부 투어를 병행 활동하면서 '내가 가장 골프를 못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정말 열심히 했다. 이번 우승은 그 결실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창우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태극 마크를 달았다. 2013년,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이자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 무대도 밟았다. 그해 가을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코리안투어에 출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형 스타 플레이어 탄생을 예고했다.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이창우는 2016년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2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우승은 없었다. 이창우는 2018년에는 갑작스런 부진에 빠져 2019시즌 시드를 잃었다. 올 시즌 시드전 공동 14위로 코리안투어로 돌아온 이창우는 시즌 초반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지난 8월부터 여자 친구 여채현(28)씨가 캐디로 돕고 있다. 여씨는 김우현, 고석완, 박효원의 우승을 일궈낸 전문 캐디다.
올 KPGA선수권대회서 예선을 거쳐 출전해 깜짝 우승했던 김성현(22·골프존)은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함정우(25·하나금융그룹)와 함께 공동 4위(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에 입상했다. 정지호(36)와 윤세준(29)이 공동 6위(최종합계 이븐파 288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박상현(37·동아제약)은 1타를 줄여 지난해 신인왕 이재경(21·CJ오쇼핑) 등과 함께 올 시즌 첫 '톱10'인 공동 8위(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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