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이 사냥 목표에게 유리한 내용은 삭제하고 불리한 내용만 조서에 꾸민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 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콜라주 저널리즘, 콜라주 직접수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국내 언론을 비판한 뒤 “콜라주 저널리즘에 뒤질새라 콜라주 수사도 한 영역을 차지한다”며 “피의자에게 유리한 국과수 감정결과를 감추고 기소하는 테라토마(악성 종양)나 사냥 목표에게 유리한 내용은 삭제하고 불리한 내용만 조서에 꾸미는 테라토마들이 그 주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전 장관 딸의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애초에 ‘허락한 적 없다’고 조서를 꾸며준 사람이 사실은 고졸인데도 박사로 둔갑하는 등 믿을 수 없는 정보원이라는 정황이 많았다”면서 “한 국가의 장관을 엮으려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정보원의 성분과 과거는 확인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검찰과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진 검사는 “그 정보원이 ‘원래는 표창장은 100개쯤 주고 더블로 양복까지 주려고 한 후덕한 사람’이라는 상대방 측 주장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 않은 채 잘라내서 버렸던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며 “문서 명의인의 명시적 승낙이 없더라도, 승낙이 추정될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고(예컨대 봉사활동), 승낙할 태세를 보였다면(평소에 며느리 삼겠다고 했다거나 아버지 양복 맞춰주겠다고 하는 등) 문서위조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 대법원 판례인데, 법리마저 콜라주 기법으로 적용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아울러 “콜라주 수사는 사람을 감옥에 가두는 행위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명확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콜라주가 가능한 조서 제도 대신 당사자와 수사기관이 동시에 대화 내용을 모두 녹화하는 CD 또는 녹취록을 활용하면 조사 시간이 10분의1로 줄어들고, 편집 조작도 불가능하며 증거능력은 동의하는 경우만 인정되므로 더 인권치화적이고 실체진실에 가깝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참신하고 재미있는 콜라주의 세계에서 촌스럽고 추잡스러운 콜라주들을 털어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